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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의도적 유찰, 들러리 입찰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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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1호선 전동차를 납품했던 ㅎ중공업을 비롯, ㅎ정공.ㄷ중공업 등 국내 전동차 제작 3사가 사전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철도청 등의 전동차 입찰에서 낙찰받아오다 공정위에 적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하철 참사 수사본부는 대구지하철 납품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97년 12월23일 전동차 제작 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ㅎ중공업 1천만원, ㄷ중공업 5천만원, ㅎ정공 2천500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었다고 8일 밝혔다.

그해 5월 철도청 1호선은 ㄷ중공업, 분당선은 ㅎ중공업, 8월 서울지하철 1호선은 ㅎ정공이 낙찰 받으면서 △3사 영업 간부들이 수시로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고 △서울지하철공사 계약의 경우 8차례 입찰 모두 최저가 투찰자가 같았을 뿐 아니라 투찰금액순위도 7차례에 걸쳐 동일해 담합 혐의가 인정됐다는 것.

더욱이 이들 3사는 의도적으로 낙찰에 불응하거나 예정가보다 훨씬 많은 가격을 써 넣는 등 방법으로 여러 차례 유찰시켜 낙찰가를 높인 뒤 특정회사가 낙찰받도록 다른 회사는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하는 방법을 썼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최종 낙찰가는 최종 예정가의 99.99%, 99.92%, 99.95%로 거의 근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구 입찰 과정에서도 이런 방법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1993년 당시 대구시의회 승인 구매 액수는 전동차 1량당 5억2천500만원이었으나 2차례의 유찰을 통해 구매 단가가 높아져 당초보다 1량당 4천900만원 비싼 5억7천400만원씩의 가격으로 ㅎ중공업에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대구지하철 전동차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ㅎ중공업에 낙찰된 점, 1996년 계약된 인천지하철은 ㅎ중공업이 아닌 다른 업체에 낙찰된 점 등을 확인하고 공정위의 1997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낙찰 과정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외국업체로는 유일하게 대구 입찰에 참여했던 일본 마루베니상사 관계자를 상대로 입찰 경위를 파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1997년에는 전동차 3사 입찰에 관한 제보가 들어와 조사를 벌였으나 그 앞서 이뤄진 대구지하철 입찰은 조사한 바 없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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