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법원 여직원회 8년간 '남몰래 선행'

법원 여직원들이 지난 8년간 자선사업을 통해 수십명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도와온 사실이 알려줘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의 도움을 받은 한 소년가장은 어려움 끝에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선행의 주인공은 지난 92년 법원 여직원들이 자발적 친목단체로 결성한 '서울법원 여직원회' 회원 180여명.

이들은 8년째 버섯·과일·생과일 음료 등을 동료 직원들에게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결손가정에서 태어난 여자아이들 20여명이 살고 있는 서울 강서구 '젬마의 집'에 매월 후원금을 내고 있으며 분기마다 직접 방문해 아이들과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또 회원수가 늘고 그에 따라 수익금도 많아지면서 틈틈이 양로원, 외국인 근로자 쉼터 등을 찾아 외로운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도 갖고 있다.

여직원회 회장 유미옥씨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로 재작년 8월 '젬마의 집' 아이들을 법원으로 초청해 견학과 함께 조그만 모의재판을 한 일을 떠올리며 "어린 나이에 큰 아픔을 겪었지만 아직 순수한 아이들이 법복을 입고 진지하게 판사·변호사 역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들은 소년·소녀가장 2명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중 소년가장 김모군은 이들의 도움에 힘입어 올해 K대학 태권도학과에 진학했다.

체육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고픈 꿈이 있었으나 부모 이혼 후 소년가장이 된 김군의 소식을 알게 된 여직원회는 지난해 '김군이 따뜻한 밥이라도 먹게 하자'며 선인장 열매 음료를 팔아 모은 수익금으로 생활비를 지원했던 것.

김군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뻤다는 유 회장은 그러나 "김군의 일이 너무 많이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자제하면서도 "김군은 아직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니 많은 직원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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