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헌신과 봉사, 나눔의 성지 '꽃동네'(충북 음성). 성공적인 사회 복지의 '메카'였던 '꽃동네'가 기로에 서 있다.
공금 횡령 의혹에 이어 지난달 26일 설립자 오웅진 신부마저 회장직을 떠나면서 76년 설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건 이후 하루 200여 명의 회원이 탈퇴하고 '희망의 집' 등 10개 시설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겨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검찰의 오 신부 비리혐의에 대한 기자회견 이후 5천여명의 회원들이 탈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 신부를 둘러싼 의혹은 부동산 투기와 국고 보조금 및 후원금의 횡령 부분이다.
오 신부는 지난 92년부터 2001년까지 모두 12억여원을 오모 씨 등 형제들에게 송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 자금의 일부가 꽃동네 회원들이 보내준 후원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꽃동네 자원봉사 변호인단(임광규.손광운 변호사)은 "국고 보조금 횡령 및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억원 이상이 송금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용도는 공적인 것이었다"며 "꽃동네 일대의 지하수 개발과 관련해 이 방면에 정통한 오충진씨가 실비수준의 시공을 하면서 회계관리자가 공사대금으로 일부 송금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교계와 후원자들의 반응은 "실정법에 어두운 오 신부의 무리한 시설 확장이 문제였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오 신부의 개인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동정론과 함께 "복지시설이 거대해지면 거대해질 수록 문제는 더 커지게 마련"이라는 운영상의 실수도 지적되고 있다.
또 이를 계기로 사회복지기관의 운영이 좀 더 투명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가장 힘든 것이 일선 사회복지기관들이다.
후원금이 뚝 떨어지고, 일반인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복지 관계자는 "'꽃동네'를 다른 사회복지기관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비누 한 장, 화장지 하나 사기에도 빠듯한 살림에 부정이 낄 여지가 어디 있겠느냐는 하소연이다.
박영일 대구대교구청 비서실 신부는 "열악한 복지시설 환경에서도 그동안 많은 이들이 잘해왔다"며 "이번 일로 사회복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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