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하철 참사 부상자 문제 쟁점 부상

대구시내 병원에 분산 입원중인 부상자의 처리 문제가 실종자 문제에 이어 대구지하철 참사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상자와 가족들은 "화재로 발생한 유독가스로 인해 부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것은 전례가 없어 앞으로 어떤 후유증이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견상 별 이상은 없지만 평생 속병을 안고 살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뿐만 아니라 불면증.정신장애 등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들이 받은 피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부상자 가족 권오광(56.대구 서호동)씨는 "아들(25)이 며칠 전 퇴원했지만 아직도 검은 가래 섞인 기침을 자주 한다"며 "평생 핸디캡을 안고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부상자 남영이(53.여.대구 산격동)씨는 "장기 후유증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평생 진료카드라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이번처럼 유독가스에 의해 부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전례가 없고 후유증에 관해서도 제대로 된 연구 결과가 없어 난감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상자에 취해진 의학적 조치는 호흡기 내시경 검사, CT 촬영, 호흡계통의 약 투여 정도.

경북대병원 박성파 신경과 교수는 "유독가스의 주성분인 일산화탄소 및 시안화물은 호흡을 통해 몸 속에 유입되어 중추신경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그러나 유독가스로 뇌 손상을 입은 부상자가 수개월 내지 수년이 지난 후 어떤 합병증을 앓게 될지에 대해서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김철홍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아황산가스, 벤젠 화합물, 질산화물 등의 유독가스에 과다 노출될 경우 10~20년 지난 후에 악성종양이 생길 확률이 높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며 "앞으로 환자들에게 구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상자들은 최근 각 병원별 대표단을 구성해 지난 4일과 7일 대구시에 치료 대책을 요구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대책위도 부상자들에 대해 정부차원의 관리와 치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부상자 대책반장인 대구시 김기무 환경녹지국장은 "손해 사정인에게 의뢰해 부상 정도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며 "부상자 치료는 물론 후유증과 사후대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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