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영 지상군 바그다드 공략 개시

이라크군 격렬 저항.보급로 확보난…전황 교착

이라크의 격렬한 저항으로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나리라는 전망이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 입성을 위해 병력을 바그다드 남부지방으로 집결시키고 바그다드 신에 대한 치열한 공습을 재개했다. 그러나, 연합군은 예기치 못한 이라크군의 선전으로 후방 보급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작전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공습과 신속한 지상군 투입으로 전쟁을 단기전으로 끝내려던 연합군의 전략이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으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미.영 연합군 전투기들은 개전 5일째인 24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바그다드에 대한 폭격을 재개한 가운데 미 지상군도 이라크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며 바그다드를 향한 진군을 계속했다. 미.영 연합군은 2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바그다드에 대한 닷새째 공습을 감행했다.

이날 공습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또다시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승전의 맹세를 다짐한 뒤 단행됐다.

공습은 일몰 직후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최소 3차례에 걸쳐 거대한 폭발음이 바그다드를 진동시켰다. 그러나 이날 공습 경고음이 발령되지 않았고, 이라크군의 방공포도 발사되지 않았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연합군이 간헐적인 이라크군의 저항속에 "빠른 속도로, 어떤 경우에는 극적으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영 연합군은 움카스르-바스라-나시리야 등으로 이어지는 군수 보급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바그다드 진격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연합군은 움 카스르항과 바스라를 며칠만에 함락, 보급로를 확보한 뒤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의 정예군인 공화국 수비대와 마지막 일전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라크 자유' 작전의 첫 단추였던 바스라와 움 카스르 점령에서 어려움을 겪자 전체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으며, 바그다드 공략에 나설 최정예 미군 제101 공중강습사단(AAD) 등 핵심공격부대의 바그다드 인근 최전선으로의 이동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라크군이 의외로 거세게 저항하고 연합군의 사상자와 피해규모도 늘어나면서 미.영 연합군의 속전속결 전략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개전 후 두번째로 가진 대(對) 국민연설을 통해 대내외에 건재를 과시하고 이라크군의 승리를 재차 공언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카타르 도하 중부군사령부에서 기자들에게 연합군이 빠른 속도로, 때로는 극적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3일 전투에서 약 20명의 미군이 이라크군의 매복과 위장항복으로 인해 전사하거나 실종됐다고 밝히고 이라크군 포로는 3천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미 정보당국에 의해 유고설이 나돌았던 후세인 대통령이 이날 대 국민연설을 갖고 미.영국 군에 맞선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이라크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우리는 모든 요구를 준수했으나 미국이 침략을 감행했다"며 "1991년에 이어 두번째로 벌어진 미국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항전을 촉구했다.

이라크군은 움 카스르와 바스라, 나시리야 등 남부 도시 곳곳에서 미.영 연합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라크 중부 카르발라와 힐라 중간지점에서는 미군 아파치 헬기 부대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인 메디나 사단 제2기갑여단과 3시간에 걸친 치열한 교전을 벌였으며 이라크 방송은 이 과정에서 격추된 미군 헬기 1대의 모습을 방영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미군 아파치 헬기 1대가 24일 바그다드 인근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를 겨냥한 작전을 벌이다 추락했으며 승무원 2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승무원의 생사는 지금으로선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추락한 헬기는 이번 작전에 참가한 헬기 30∼40대의 가운데 1대라고 설명했다.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공화국 수비대를 겨냥한 이번 작전에 투입된 다른 헬기는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고 말했다.

연합군이 점령했다고 주장한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는 후세인 대통령에 충성하는 상당수의 이라크 비정규군들이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AFP통신은 연합군이 압도적인 화력에도 불구, 움 카스르에 대한 통제권은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고,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나시리야 및 나자프에서 연합군의 진격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 남쪽 100㎞ 떨어진 나시리야와 나자프 중간 지점까지 진격했으며, 미 보병 4사단 특수부대원들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공수돼 전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드를 향해 직접 진격해 들어갈 미 제101 공중강습사단 병력도 이날 이틀째 진격을 계속했으나 당초 예정보다 이동 속도를 크게 낮췄다.

23일과 24일 미.영 연합군의 대 이라크 공습으로 민간인 98명이 사망하고 490명이 부상했다고 모하메드 알리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이 이날 밝혔다. 사하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바그다드를 포함해 이라크 8개 지역에서 희생자들이 발생했다면서 이 중 남부 유프라테스강 연변의 고대도시 바빌론주(州)에서만 8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라크군은 또 이날 "적" 항공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바그다드 상공에서 연합군 전투기 1대가 격추됐으며, 티그리스강 강변에서 비상탈출한 연합군 조종사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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