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선거법 개정에 따른 선거구 통합 문제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지역에서 벌써부터 선거구 통합을 예상, 상대방 지역에 대한 공략에 나서 현역 의원들끼리 난타전을 예고하고 있다.
칠곡군의 이인기 의원과 고령·성주군의 주진우 의원이 그 주인공. 지역에서 선거구 통합이 예상되는 지역이 이곳만도 아닌데 유독 두 사람의 대립과 반목이 정도가 심하다.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4일 칠곡 왜관에 건립된 구상(具常)문학관 개관식. 같은 농림해양수산위 소속인 두 사람은 당시 이 의원이 상임위 발언을 이유로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린 문학관 개관 행사에 불참한 반면 주 의원은 소리소문 없이 이 행사에 참석, 이 의원의 감정을 자극했다.
당시 이 의원은 주 의원에게 강력 항의했고 경북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였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됐다.
그러나 주 의원은 "모친(시조시인 이일향)이 구상문학관 건립추진위원장인만큼 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것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니냐"며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 또 사조그룹 오너로서 재력가인 그는 건립기금으로 거액을 기탁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요즘은 다소 소강상태지만 서로 상대 지역 파고들기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주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 입찰 의혹좦 문제로 불구속 기소되자 지역구 관리에 몰두하고 있고 이 의원 역시 지역구 수성을 위해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의원쪽은 주 의원이 칠곡에 사조직을 만들고 있고 돈을 쓰고 있다(고령돈이 칠곡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이 의원도 연고가 거의 없는 고령과 성주지역으로 들어가 자신을 알리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이 칠곡 출신을 비서관으로 발탁한 사실을 들어 칠곡 공략에 나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동안 이 의원은 모두 4차례에 걸쳐 성주·고령지역을 방문, 계성고 출신과 경우회 회원 및 종친회 등 연고를 중심으로 조직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것.
반면 주 의원은 '(칠곡)사람들이야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 의원이 배지를 달기 전 나는 칠곡지구당 위원장 직무대행 경험도 있고 조부가 칠곡 성당을 지어 기증해 누구보다 연고도 끈끈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을 향해서도 "소문에는 이 의원이 고령출신을 비서관으로 채용, 고령·성주지역 관리에 나서려 한다고 하더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노량진 수산시장 건과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의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역 여건을 고려할 때 두 선거구의 통합은 불가피한 상황. 이들이 맞붙게 될 경우 양자간 우열은 어떨까?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관계자들은 "얼핏 보기에는 두 사람간 전력이 우열이 있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백중세라고 할 수 있다"며 "누구라도 우위에 있지 않다.
점입가경"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칠곡에 대한 이 의원의 장악력이 그리 높지 않지만 소지역 대결이 벌어질 경우 인구가 많은 칠곡(10만5천명) 출신의 이 의원이 주 의원(고령 3만6천명, 성주 5만명)보다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주 의원의 재력과 칠곡지역 공략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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