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암 큰스님 다비식 문경 봉암사서 엄수

지난달 29일 열반한 전 조계종정 서암 큰스님의 영결식(전국선원수좌회장)이 2일 오전 10시 30분, 1만여 불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경 봉암사에서 엄수됐다.

자광 직지사 주지스님의 사회로 시작된 영결식은 5차례 타종에 이어 삼귀의례 등 불교의식에 따라 영결사와 조계종정 법전스님의 법어, 원로의장과 총무원장 법장스님, 종회의장의 조사, 참석자들의 헌화와 헌향이 있은 뒤 사홍서원 등으로 진행됐고 영결식을 마친 스님의 법구는 다비장으로 옮겨졌다.

법구가 옮겨지면서 법구행렬 주변에 모여든 신도들은 한목소리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법구가 지나갈 때 합장반배했다.

법구를 안치하는 입감의식에 이어 1.5m 가량 높이의 참나무로 입구를 막고 불을 지피는 순간 불길은 하늘로 치솟았다.

계룡산 나한굴에서 나고 죽는 것이 없는 것을 깨달았다는 큰 스님의 타오르는 법구를 바라보면서 불자들은 저마다 가슴속에 스님의 깨달음을 담았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목탁소리에 맞춰 외치는 염불소리는 불길이 거세질수록 높아갔다.

통나무와 장작이 타 들어가면서 불자들은 물론 큰스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기 위해 다비장을 찾은 모든 참석자들의 눈가에 물기가 서리기 시작하면서 숙연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와 함께 불자들의 천수경, 아미타경 합송 속에 평생을 수행으로 일관했던 서암스님의 법구는 "스님이 주신 큰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고 실천함으로써 스님을 잃은 슬픔을 대신하겠다"는 불자들의 다짐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문경.윤상호기자 youns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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