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노변지구는 대구의 동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대단위 주거지역이다.
시지동·노변동·신매동 지역이 이미 개발됐고 사월지구가 곧 개발될 예정. 현재 상주인구가 1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2010년에 이르면 인구가 1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하철 2호선이 통과할 예정이며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상수원으로 꼽히는 운문댐 물을 공급받는 등 좋은 여건을 두루 갖춰 발전 가능성에서 대구 최고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개발제한·교통불편·학교 부족문제 등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어떻게 커왔나=경산군 고산면 소속이던 시지·노변지구는 1981년 대구시로 편입됐다.
편입 당시 대부분 지역이 농경지였지만 1991년 시지·욱수·노변·신매·매호 등 5개동에서 택지개발이 시작됐고 1993년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현재 50여만평 지구 안에 1만9천여 세대의 아파트와 6천800여채의 단독주택이 있으며 인구는 9만여명이다.
특히 2002년에 경기장로와 월드컵로, 월드컵 경기장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면서 시지·노변지구는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 건설 이후 주변 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욱수골 입구(대구와 경산 경계지점)를 중심으로 레스토랑·까페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앞으로 월드컵 경기장에 종합문화시설까지 들어서면 파급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풍부한 성장 잠재력=수성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에 따르면 시지·노변지구가 위치한 고산지역의 추가 택지개발 가능 면적은 개발제한구역을 포함해 최대 68만평 정도로 추정된다.
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욱수동 동쪽에 위치한 18만평 규모의 사월지구. 이 일대는 2001년 5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는데 6만8천평 부지에 3천300세대(1만1천명)가 입주할 계획인데다 학교 등 각종 공공시설이 생길 예정이어서 시지·노변 핵심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2011년 대덕산 일원 506만평에 전국 최대 규모의 대구대공원이 조성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예술문화지구·동물원·노인휴양지구·자연학습지구·수변휴양지구 등이 들어서 대단위 휴식공간으로 변모한다.
또한 15만평 규모의 대구체육공원도 조성될 계획이다.
앞으로 대구~부산간 고속도로가 인근을 통과하고 4차순환도로인 시지~파동~상인동간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시지·노변은 사통팔달의 교통조건을 갖출 전망이다.
또한 오는 2005년 지하철2호선이 개통되면 시내 중심가와의 거리도 20분 미만으로 줄게 된다.
◇교통난=시지·노변지구의 전망은 화려하지만 현재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 또한 적지 않다.
앞으로는 사통팔달 도로가 생기겠지만 당장 주민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교통문제다.
대구~경산으로 연결되는 달구벌대로의 경우 하루 이용객이 10만명을 초과해 극심한 체증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미(34·여·연호동)씨는 "범어네거리나 만촌네거리 부근에 고가도로를 지어 이곳 주민의 대구 도심 진·출입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족한 마을버스와 노선도 주민들의 발을 묶고 있다.
김호열(50·신매동)씨는 "마을버스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노선마저 적어 자동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불편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매일 경북대 방향으로 통학한다는 박정현(19·경북대 1년)씨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로에 버스노선이 단 2개 밖에 없어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노일 수성구 건축주택과장은 "고산 지구는 도심에서 벗어난 전원타운인데다 지금은 불편하더라도 향후에는 교통 등 주변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족한 학교와 병원=경산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경산으로부터의 위장전입 학생들이 많다.
중3생을 자녀로 둔 김강희(40·신매동)씨는 "학교 수가 적은데다 위장전입 때문에 오히려 이 지역 학생들이 진학때 대구시내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지·노변에 살면서 현재 대구시내 쪽으로 통학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만 5천여명. 특히 올해 초등학생 480여명이 고산지역내 학교를 배정받지 못했다.
대구시교육청과 수성구청은 "경산 지역으로부터의 위장 전입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성세 시지고 교장은 "위장 전입을 단속하기보다 학교 수를 늘려야 한다.
노변동·연호동·사월지구에 중·고교 4, 5곳 정도는 더 만들어야 교육수요를 맞출 수 있"고 그는 말했다.
병원시설이 적다는 것도 주민 불만 중 하나다.
지난 1월 24일 신매동에 성삼병원이 개원했지만 200병상 규모로는 9만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장미령(33·여)씨는 "병원이 없어 가족중에 환자가 생기면 경산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변변한 시장 하나 없다는 것 역시 시지·노변지구의 아쉬운 점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신시가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에 걸맞지 않게 재래식 5일장이 남아 있을 정도로 독자적 상권 형성이 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 2000년 8월 25일 월마트가 입점했으나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는 역부족이다.
개발제한 구역 해제와 방공포병학교 이전 문제도 지역 주민들의 해묵은 숙제. 이석희 고산 3동장은 "최근 그린벨트 지역중 일부지역이 해제된다는 소식에 문의가 동사무소에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선해지' 조건이 20호 이상 집단주거지로 한정돼 있어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지는 미지수이다.
◇U대회와 한방바이오밸리에 대한 기대감=하진규 대구U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170여개국 1만여명이 참여하는 U대회가 고산지역 발전을 10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무총장은 "이를 위해 지역 대학가는 물론이고 U대회 주경기장이 위치한 고산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적인 주거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첨단 산업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규택 수성구청장은 "동대구 벤처밸리와 연계한 범어네거리 금융산업과 고산 한방바이오 산업, 월드컵 경기장을 중심으로 문화·레포츠 관광산업을 3각축으로 연결하고 경산지역 대학과 산·학 연계를 강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구청장은 "고산 성동에 2015년 설립될 예정인 '한방바이오 사업단지' 조성을 앞당기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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