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포항공대를 찾은 '철의 사나이' 박태준(76) 설립 이사장은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 했다.
자신의 호를 딴 최첨단 도서관인 청암학술정보관의 개관이 무엇보다 반가웠겠지만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공대와 지역 유지들의 성대한 영접에 매우 고무된 모습이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대한의 성의를 거듭 표현했다.
"이사장님의 크신 뜻으로 시작한 포항공대가 17년만에 한국 최고 명문이 됐다"며 "포항공대는 우리의 자존심이며, 포스코 재도약에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맺음말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위대한 이사장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행사장에서는 얼마전 박 이사장과 불편했던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의 관계를 떠올리며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였다.
박 이사장이 공채 1기생인 이 회장의 입사 면접을 직접 본 것부터 시작해 가족간에 인연이 깊은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강산이 변했기 때문'으로 이해됐다.
포스코로서는 포철 신화의 주인공인 박 이사장에 대한 극진한 예우가 바로 포스코맨의 정통성을 잇는 상징이라는 것. 또 지난 대선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버린 그에 대해 이제는 정치적 부담이 없는 순수한 창업자로의 예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중국, 광양 방문 등의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지만 이날만큼은 활력이 넘쳤다.
이 회장과 박찬모 총장대행, 이대공 재단 부이사장 등 관계자 30여명과 1시간이 넘게 도서관 곳곳을 살폈고 견학 도중 포철고 출신 재학생을 만나면 '순종(純種)'이란 농담을 건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80년말 정치 입문후 거친 인생 역정을 살아온 그가 뒤늦게사,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것인가.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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