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사음악회 여는 지게스님 수행법

KBS 1TV 현장르포 제3지대는 6일 열린 마을 주민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황사 금강스님의 이야기를 다룬 '지게스님 마을 수행기'편(밤 12시)을 방송한다.

우리 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해남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에 건립된 천년고찰의 유서 깊은 절로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에 자리하고 있다.

이 사찰의 주지스님인 금강스님은 몇 년 전부터 민중과 더욱 가까운 절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마을과 아이들 일이라면 언제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덕에 금강스님의 별명은 지게스님. 지게스님은 4월 26일 스님가수 범능스님과 도종환 시인 등을 모시고 산사음악회를 열었다.

이미 3집 음반까지 낸 범능스님의 콘서트에 미황사 스님들은 직접 무대도 꾸미고 사람들도 초청해 조촐하지만 그들만의 큰 축제를 열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산사음악회에는 음악을 중심으로 산사체험까지 펼쳐졌다.

이 행사는 대중들에게 한층 더 다가간 절을 만들고 대중들을 절로 끌어들이기 위해 금강스님이 기획했다.

남도 끝 작은 절이지만 문화적인 면에서는 서울 대학로 못지 않은 공연 예술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요즘 금강스님의 최대 관심사는 폐교 위기의 서정분교를 구하는 것이다.

학생 5명의 작은 학교를 지키기 위하여 직접 쓴 탄원서를 들고 해남 교육청을 방문하고 작은 학교 살리기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의 모임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과외나 학원이 없는 시골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직접 아이들의 교사로 자청해 가르치고 있다.

이제 미황사는 산 속의 절이 아니라 마을의 문화 중심지가 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은 산사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자원봉사로 이어졌고 오지랍 넓은 주지스님덕에 미황사엔 언제나 스님보다 객이 더 많다.

몇년 전만 해도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남도의 고즈넉한 절 미황사. 하지만 변화하는 사찰문화의 큰 축으로 미황사는 지금 불교계에서 최고 화제거리가 되고 있고 금강스님의 기이한 업적들을 배우러 많은 스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대중 속으로 다가간 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미황사 스님들을 통해 변화하는 한국 사찰의 현 주소를 살펴본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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