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정치의 힘"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국회의원들 사이에 인터넷 홈페이지 개편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의 위력'을 느낀데다 최근들어 홈페이지를 이용한 성명 발표 등 'e 정치'가 보편화하면서 홈페이지가 선거에 미칠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자 전문가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수천만원의 제작 비용을 들이는 의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강재섭.서청원.최병렬 의원 등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은 지구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선거운동 만큼 홈페이지를 통해 지지세를 넓히려는 온라인 선거운동을 중시하고 있다.

현재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강재섭 의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록 글만 12일 현재 1만1천여건에 이르고 하루 300~400명이 드나들며 다양한 토론을 벌여 조회건수가 40~50건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등 인기다.

최병렬 의원은 2천여건, 서청원 의원은 600여건이 등록돼 '사이버 경쟁'은 우열이 판가름 난 상태다.

강 의원실의 김우섭 보좌관은 "홈페이지에서 정치권의 모든 화두가 제기된다"며 "당권 주자들이 상대 주자를 공격할 때도 자신의 홈페이지 대신 이 곳을 이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 정치='모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대북 특검에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문 기사체로 홈페이지에 의원이 '의견 글'을 올리면 이를 기자회견과 비슷한 무게의 의견 발표로 간주하고 있다.

e 정치가 성큼 다가온 셈.

민주당 천정배.신기남.추미애.함승희.허운나.이재정 의원 등 신주류 젊은 의원 그룹들이 활발하다.

개혁당 유시민 의원도 복장에 따른 의원 선서 하루 연기에 대한 입장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고 여러 언론이 이를 인용, 보도했다.

◇대구.경북 의원들=지속적으로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의원도 있고 지난 총선 때 구축해 방치하다 최근 '재개업'하는 의원들도 있다.

아예 홈페이지가 없는 의원도 없지 않다.

윤영탁 의원은 최근 사이버홍보 전문가를 비서관으로 영입, 3천만원을 들여 홈페이지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영탁을 클릭하면 교육이 보입니다'란 카피로 교육위원장으로서 활동을 부각할 방침인데 의정보고서를 홈페이지 안내서로 대체할 계획이라 한다.

정창화 의원도 인턴직원 1명을 사이버 전문가로 뽑아 바탕화면부터 완전 바꿀 계획이다.

박승국 의원의 홈페이지는 토론의 장이다.

2명의 비서진이 홈페이지 관리를 전담하며 오랜 기간 민원인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해온 결과다.

밴 동호회원들과 6개월여간 의견을 교환하며 지난 3월 밴의 뒤쪽을 유리로 교체 가능토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홈페이지 주소는 대부분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이용하지만 이병석 의원은 "포항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무쇠(musoi.com)를 주소로 택해 젊고 참신하고 개혁적인 의원이란 점을 부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상득.이인기.김성조 의원은 최근 개편한 홈페이지를 선보였고 이원형.이해봉.박종근.박근혜.박상희.박재욱.박창달 의원 등도 이달 중 홈페이지를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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