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자·섬유·차부품 수출입 대란-구미

▨피해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차 파업사태가 다시 악화되면서 구미공단의 삼성·LG·대우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체들의 수출·입 부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미공단에서는 조업중단 등 대규모 피해가 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정부와 수출입 업계는 파업사태가 앞으로 6, 7일 더 지속될 경우 직접적인 수출입 차질은 물론, 전자업체가 집적된 구미공단 일부 공장에서는 수입 원부자재 재고가 바닥나 생산라인을 일부 세워야 하는 사태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오리온전기의 경우 지난 8일부터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로 들여오는 수입 브라운관 유리원료(핵심부품) 반입이 끊기는 바람에 일부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조업에 나선 오리온전기 생산팀은 19인치용 브라운관 유리 자재의 재고분이 거의 바닥나는 바람에 당장 13일부터 전체 5개라인 가운데 2개라인 조업을 감축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입 브라운관 유리 공급 차질이 빚어져 제품 생산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제품의 수출은 말할 것도 없고 당장 수입 원자재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하루 약 25억원의 손실을 감당해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요일인 11일 구미·수원·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영상·생활가전 수출물량 248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출하가 중단됐는데 특히 수입원부자재가 제때 공급되지 못할 경우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무선사업부 휴대전화의 경우 하루 평균 400여만대가 생산돼 이중 80%인 320만대가 외국에 수출되고 있으나 휴대전화는 거의 전량 항공편으로 수출돼 현재로서는 수출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브라운관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 구미공장도 생산물량의 98%를 LG·삼성 등 국내기업에 공급해 직접적인 차질은 없지만 LG나 삼성 등 대기업에서 문제가 생기면 여파가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산항을 통한 수출차질뿐만 아니라 수입되는 자재가 2, 3일 더 들어오지 못하면 공장가동 중단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직·간접적 피해액은 삼성전자 전체에만도 하루 1억원 정도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구미공장도 하루 평균 300FEU를 부산과 마산항으로 수송했던 컨테이너 운송이 끊기다시피 한 상태고, 대우 일텍트로닉스도 12일까지 출하할 TV 전자제품을 적재한 컨테이너 300FEU 가운데 169FEU가 구미 사업장에 묶여 있는 상태다.

LG전자 구미공장측은 "선사들이 대기업들에겐 우선권을 줘 일단 숨통만 터 놓은 상태지만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 특히 수출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PDP TV를 중심으로 상당한 수출차질이 예상된다"며 걱정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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