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냄새

미혼 직장 여성인 김모(31·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씨는 입냄새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동료와 대화할 때에는 가급적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말 수도 줄었다.

그러나 말을 적게 할수록 입냄새는 더 심해지고 대인관계까지 어려워지게 됐다.

입냄새는 무엇 때문에 생기는 걸까?

입냄새는 입, 코, 호흡기, 소화기 등으로부터 발생하지만 대부분 입에서 발생한다.

주로 입 안에 존재하는 치면 세균막(치태)과 음식물 찌꺼기 등이 세균에 의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악취성 기체(휘발성 황 화합물)에 의해 비롯된다.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원인은 치태에 의한 치주질환(잇몸병). 치아나 혀에 붙어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구강 미생물에 의해 부패될 때, 충치로 인해 치아가 썩었을 때, 불량한 보철물이 있거나 의치의 위생 상태가 청결하지 못할 때에도 냄새가 난다.

신상욱 치과원장은 "잇몸병이 있는 환자 10명 중 2, 3명이 입냄새를 호소한다"며 "스케일링이나 올바른 양치질만으로도 입냄새를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도에 염증이 있거나 코뼈가 비뚤어진 경우, 편도선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도 입냄새가 난다.

담낭에 염증이 있거나 위궤양 또는 빈혈이나 혈우병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

장에서도 많이 생긴다.

마늘, 양파에서 나는 강한 냄새가 혈액 내에 흡수돼 다시 입안으로 돌아왔다가 폐를 통해 배출돼 냄새가 난다.

침의 분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나 심한 공복 상태의 경우 청소 기능을 하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입냄새가 나는 것도 바로 침 때문이다.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것을 경험한다.

즉 침의 분비가 줄어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과음 역시 입냄새를 유발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톤'이란 단계를 거친다.

아세톤을 원활히 처리할 수 없거나 과다 축적되면 그만큼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

즉 폐에서 가스 교환을 할 때 숨을 내쉬는 과정에서 아세톤 성분이 섞이면서 독한 냄새를 발산하게 된다.

담배연기는 타르나 니코틴을 포함한 미립자로 구성돼 있다.

미립자는 구강내 점막과 치아 표면, 특히 혀 표면의 조밀한 점막 구조에 잘 달라 붙는데 이때 타르 특유의 냄새와 니코틴 작용으로 침의 분비량이 줄면서 시금떨떨한 냄새가 난다.

한방에서는 일반적으로 입냄새의 원인이 위장이나 심장의 열에 있다고 본다.

이런 경우 약을 처방해 주거나 황금, 황연, 우황 등의 약제를 바른 약침으로 턱이나 입 주위의 경혈자리에 놓아 치료한다.

이상준 세안한의원 원장은 "구강청정제로 입냄새를 없애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인체의 이로운 세균들까지 죽여 인체의 방어기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입냄새 예방수칙

△식사 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다.

식후 입 안에 낀 음식 찌꺼기는 20분이 지나면 부패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잘 씹어 먹는다.

침의 분비가 활발해져 입안이 깨끗해지고 소화 작용을 도와 위장에서 가스가 발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혀에 낀 설태를 닦아 낸다.

설태는 썩은 달걀과 같은 냄새를 풍긴다.

1일 1회이상 타월이나 가제 등으로 닦아 낼 것.

△대화를 많이 한다.

혀 운동이 되면서 침 분비량이 늘어 구강내 자정작용이 활발해진다.

△스트레스를 다스려라. 긴장과 피로가 누적되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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