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친구'풀려날 수 있다면…외국인 5명 3개월 강행군

"세밋! 티셔츠는 어떻게 됐어?" "케이티! 자원봉사자들은 빠짐없이 참가하는거지?"

16일 오후 8시 대구시 동구 신천동의 한 건물 4층. 외국인 5명과 한국인 1명이 모여 18일 월드컵경기장내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대구 국제 표현의 자유 축제'의 막판 준비에 분주했다.

이들은 지난 1월 탈북자들의 보트탈출을 취재하다 중국공안에 체포된 프리랜서 사진가 석재현(33·경일대 강사)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표현의 자유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3개월동안 준비해왔다.

"부당하게 수감된 석재현씨에게 무관심한 한국사람들을 보고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

월드컵때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그토록 열광하던 한국인들이 같은 형제를 그렇게 내버려둘 수 있나요".

2년전부터 석씨를 알고지냈던 나이언 스탄키아(34·캐나다)는 석씨가 신변의 위험 때문에 중국취재에 고민하는 것을 '네가 열심히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부추긴(?) 죄책감 때문에 이번 행사에 더욱 열심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대구의 영어학원 편집실에서 일하는 외국인 동료 4명과 함께 100만원씩 갹출, 티셔츠 포스터 등을 제작하고 인터넷을 통해 행사에 동참할 예술가들을 찾았다.

그 결과 퓰리처상 수상자인 사진가 존 캐플랜, 메일 아티스트 돈 메이비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화가, 사진가, 비디오작가 8명이 작품을 보내왔고, 전국에서 11개의 내·외국인 밴드가 공연신청을 해왔다.

쉐런 제익스(30·영국)는 "처음엔 작은 규모로 열기로 했는데 갈수록 동참자가 늘어나 규모가 너무 커졌다"며 "시민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서울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석재현 석방촉구 시위에 함께 참가한 후 아예 'Resolution 217'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태세다.

'Resolution217'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유엔결의안 217호를 뜻한다.

"내년에는 풀려난 석재현씨와 함께 '제2회 축제'를 대구에서 꼭 열겁니다".

홈페이지 www.resolution217.org, 011-9370-6389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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