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에서 아파트 건축부지가 바닥나면서 상대적으로 별 규제없이 건축할 수 있는 주상복합이 부동산시장의 신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올해 크고 작은 시행사들이 수 천 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공개청약제도를 시행한 가운데서도 신규 분양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주상복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상복합에 관심이 있는 경우라도 입지여건은 물론이고 시행사의 면면 등 여러가지 사항을 면밀히 살핀 후 청약에 나서야 한다.
일반 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비싼 만큼 한번 선택을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여건을 살펴라=주상복합은 일반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건축되기 때문에 용적률과 건폐율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만큼 인근 건물 및 동간 거리가 짧아 쾌적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용적률과 연관을 갖는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출·퇴근시간에 출입구의 차량통행 혼잡을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주변에 어떤 건물이 위치해 있으며, 완공 후 주상복합건물의 조망권과 일조권 등 생활권이 침해받지 않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분양받은 주상복합의 주변 여건이 좋지않을 경우 높은 분양가격으로 인해 팔때 애를 먹게 된다.
◆시행사를 잘 살펴라=아파트가 건축심의와 분양승인 등을 받는 것과는 달리 주상복합은 건축법상 건축허가만 받으면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 의무대상에서 제외된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분양하는 주상복합의 경우 일반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분양승인을 얻기 위한 조건으로 분양보증을 받아야 하지만 대구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건축심의와 건축허가만 받으면 분양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행사가 시공도중 혹시나 부도나면 손실은 고스란히 계약자가 떠 맡아야 한다.
시행사와 시공사간 내부협약 등으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행과 시공이 분리된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시공은 대부분 대형 건설사가 맡지만 이들은 도급계약으로 공사만 할 뿐 분양 후 입주까지의 책임은 시행사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약 전에 시행사가 믿을만 한지, 또 대형 건설사의 책임시공에 대한 약정이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5, 6개의 별도 법인을 만들어 분양할 때마다 다른 시행사 명의로 분양을 하는 회사도 있다.
◆건물내 생활편익시설을 따져라=주상복합건물 내에 헬스클럽이나 골프연습장, 연회장 등 생활편익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편익시설을 아파트와 묶을 때 중요한 투자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녹지공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생활편익시설이라도 잘 갖춰야 한다.
◆환풍이 잘 되는지를 살펴라=타워형 주상복합의 경우 판상형인 일반 아파트에 비해 환풍이 잘 안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 때문에 요즘 분양하는 일부 주상복합은 자동환기 시스템시설을 갖추기도 한다.
그러나 자연공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통풍여부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향(向)을 잘 살펴라=주상복합아파트는 비싼 값에 매입한 땅 개발 효율을 높익 위해 대부분이 탑상형 또는 타워형으로 건립된다.
따라서 일반 아파트가 대부분 남향으로 배치되는 것과는 달리 동·서·남·북 등으로 한 건물에서 여러 향이 나온다.
전망도 중요하지만 집은 하루종일 햇볕을 받아야 한다.
특히 집안생활을 많이 하는 노인이나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가급적 햇볕이 풍부한 남향을 택하는 게 좋다.
대구의 경우 전통적으로 집고르기에 반영되고 있는 '남향 선호' 보수성이 있으므로 같은 값이면 남향이 좋고, 투자수익을 남기는데도 남향 아니면 동향이 유리하다.
자칫 모델하우스에 갔다가 내부 마감자재에 혹해 향을 가리지 않고 분양받았다가는 사후 처리에 골머리를 앓을 수도 있다.
지금 분양한 한 주상복합이 완공, 입주할 때쯤엔 주상복합의 과잉공급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안,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환금성을 고려하라=환금성도 고려 대상이다.
주상복합의 경우 수요층이 한정돼 있으므로 환금성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이건 살기위한 내집마련이든 교통과 학군, 편익시설, 생활여건, 주변소음, 평형대 등을 잘 따져보고 최종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대구시내에는 현재 서울 등 외지서 들어와 땅을 매입한 후 유명 건설사를 끼고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크고 작은 시행사가 20여개사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어떤 시행사의 경우는 이름만 5, 6개로 나눠 무차별 사업에 나서 수요자들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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