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경제를 보면 마치 서자(庶子)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핵과 대미(對美)관계 개선, 노동문제 등 안보나 사회 전략적 이슈에 우선 순위가 밀려서인가. 각종 거시 경제지표가 위험수위를 나타낸 지 오래됐는데도 효과적인 수습책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번영'보다는 '생존'문제가 더 시급한 과제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경제가 한동안 팽개쳐져 탄력성을 잃는다면 회복불능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뭔가 어두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도업체 수가 507개로 전월대비 28%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부도업체 수는 2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가 부도율 0.26%로 지난달에 이어 또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도업체 증가는 호황기 창업이 늘어나면서 진입장벽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경제는 그런 '호시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전국이 신음하는 가운데 대구 경제는 거의 빈사 상태임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아닌가.
이렇다보니 기업경영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증권거래소는 18일, 529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4%나 줄어든 6조4천682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세계경기 악화에도 원인이 있지만 기업부실이라는 '내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SK글로벌 실사과정에서 수천억~1조원대의 해외 은닉재산이 밝혀질 정도로 기업 부실은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 확실하다.
은행권은 1분기 순이익이 465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아우성이다.
은행 부실 채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만 훑어봐도 이 정도이니 국민들은 거의 '경제의욕'을 잃고 있다.
정부의 '코드와 철학'에 밀려 경제가 더 이상 정책의 '볼모'로 잡혀서는 안된다.
경제의 잠재력이 꺾여지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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