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당 문호개방하면 '도로 민주당'?

민주당 신주류가 신당추진모임을 발족시키면서 참여 인사에 대한 문호를 개방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 '통합 신당'으로 이해되면서 신당 논의 원점 회귀 논란을 낳고 있다.

신당추진모임은 지난 16일 워크숍에서 개혁과 국민통합에 찬성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원칙'을 밝혔다. 중도파와 구주류 일부는 이에 대해 "우리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신당호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중도파인 '통합과 개혁을 위한 모임' 간사단은 17일 회의를 갖고 "워크숍에서 밝힌 신당 추진 방향은 '분당이 아닌 개혁적 통합정당이어야 한다'는 우리 주장과 다르지 않다"고 긍정 평가했다. '노송론(老松論)으로 신주류를 맹공했던 동교동계 이훈평 의원도 "당 공식기구에서 의견이 모이면 문제될 게 없다"고 한발 뺐다.

개혁당 등 당 밖 개혁세력들은 "통합신당(문호 완전 개방)은 '도로 민주당'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개혁당 김원웅 대표와 유시민 대표 집행위원은 "민주당 내 개혁세력이 제시한 통합형 신당은 우리의 요구에 잘못 화답한 것"이라고 혹평했다. 18일 광주에서 광주전남 개혁세력 대표자 20여명도 "진짜 제대로 신당을 하려면 선혈이 낭자하도록 싸워달라"고 주문했다.

당황한 신주류는 "민주당의 공식 해체를 보다 원만히 하기 위한 세불리기 차원에서 전술상 일보 후퇴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천정배 의원은 "탈당하는 게 시원하고 좋겠지만 과연 몇사람이나 탈당하겠느냐"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신주류 강경파 일각에서도 구주류의 신당호 동승 기류에 못마땅한 시선도 보내고 있다.

민주당 의원 101명중 67명이 '5.16 워크숍'에 참석해 남은 3분의 1중 일부의 참여를 이끌어 내면 순항할 듯하던 신당 논의가 다시 헝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주류의 속내가 '전술상 1보 후퇴'인지 '도로 민주당'인지는 다음주쯤 열릴 당무회의의 신당추진기구 구성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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