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며칠째 뿌연 하늘 스모그냐 안개냐

희끄무레한 하늘, 얼마 앞도 안보이는 답답함, 어떤 때는 하늘이 훨씬 낮아져 버린 것 같은 강박감....

최근 들어 하루 종일 뿌옇게 흐린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자 시민들이 답답해 하고 있다.

안개 같기도 하지만 한낮에도 없어지지 않는 걸로 봐서는 안개도 아닌 것 같아, 대기오염으로 유발된 스모그가 아닌가 불안해 하는 시민들도 있다.

시민 이동현(29·범어동)씨는 "마음이 갑갑해 힘들다"며 "혹시 스모그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맨눈으로 보이는 거리는 20㎞ 정도 돼야 맑은 날씨라 할 수 있지만,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대구시내 최악 시간대의 시정(視程)은 지난 16일 7㎞, 18일 8㎞, 20·23일 6㎞에 불과했고 특히 22일엔 0.6㎞ 밖에 안됐다.

이런 날씨가 이어지자 기상청은 23일 일부러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결론은 스모그가 아니고 특이한 기상 조건때문에 생긴 엷은 안개, 즉 '박무'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상청 설명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공기 중의 먼지가 그대로 머무는 상황에서 습도가 높을 때 나타난다.

먼지와 물방울이 뭉쳐 뿌연 상태를 불러 온다는 것. 극히 작은 물방울이나 흡수성 있는 수용액 입자가 공기 중에 떠 있어 수평 시정이 1~10㎞ 사이인 상태를 '박무'라 부른다고도 했다.

대구 경우 올 4, 5월에 비가 많이 내려 땅이 습한 상태에서 최근 기온이 급상승해 증발량이 많아짐으로써 공기 중에 미세한 물방울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됐다.

이런 가운데 바람 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윤석환 기상홍보과장은 "박무는 비가 오면 약해지고 맑아지면 심해지기를 반복하다가 고기압 영향에서 벗어나 기압골권에 접어드는 이달 말쯤에야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구기상대는 남서해상에서 접근하는 기압골 영향으로 차차 흐려져 24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23일엔 낮기온이 대구 29.1℃, 안동 29.5℃, 구미 29.3℃, 상주 29℃ 등까지 치솟아 올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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