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있는 곳에 부패와 비리가 있다는 말이 있다.
권력이란 무엇인가? 행정 사법 입법기관들을 말함인가? 얼른 그런 것들이 연상된다.
그러나 물론 그런 것들만이 아니다.
사람이 움직이는 모든 기관이 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다.
부패와 비리가 사람을 따라다닌다면 말이다.
그러니까 한말로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부패와 비리가 있다고 해야 한다.
우리가 입으로는 늘 신성시하는 교육기관이나 의료기관이나 심지어는 종교기관까지에도 부패와 비리는 기생한다.
그런 사례들을 우리는 심심찮게 보고있지 않는가 말이다.
부패와 비리란 사람이 이승을 살아가는데는 필수조건의 하나가 돼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어느새 그렇게 돼버렸다고 할 수도 있다.
사람이란 생겨날 적부터 이율배반(Antinomy)적인 존재다.
선한 면이 있는가하면 악한 면이 있다.
인자한 면이 있는가 하면 잔인한 면이 있다.
같은 한 사람이 이런 따위 양면을 다 지니고 있다.
이런 따위 이율배반이 사람으로부터 떠나지 않는 한, 사람 사는 어디에서도 부패와 비리는 떠나지 않으리라. 어떤 고매한 이데올로기로서도 아직 한 번도 부패와 비리를 없애보지 못했다.
아니 없애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고매한 이데올로기가 자리를 잡아가면 갈수록에 신종(新種)의 부패와 비리는 더욱 늘어가기만 했다.
그러자니 부패와 비리를 없애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애버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종종 역사의 오만과 무지를 본다.
역사가 부패와 비리를 이 세상에서 추방해 버리겠다고 덤비는 때가 흔히 있기 때문이다.
철부지의 턱없는 맹신과 같은 것이다.
역사가 언제 한 번이라도 부패와 비리를 추방해 본 일이 있었던가 말이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내일은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아니 믿으려고 하는 그것이 바로 역사가 제 분수를 모르는 짓거리가 아닌가? 왜냐하면 역사 그것을 바로 사람이 만들기 때문이다.
이미 말한 바 그대로 사람은 자기 자신이 어떤 자질을 타고 이 세상에 나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예수와 같은 분이 그것을 꿰뚫어 보고 미리 미리 경고해 두고 갔다.
좀 더 우리 주변의 일들로 말을 옮겨보자. 참으로 치사스럽고 아니꼽고 더러운 일들 투성이다.
어디를 봐도 그렇다.
특히 남을 다스리고 남을 지켜주고 아껴줘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와는 어긋나는 정반대의 길을 부덕부덕 가고있는 것을 볼 적에 그런 감정이 솟구친다.
누구를 위한 세상인가 싶을 때가 있다.
왜 이렇게 주위를 더럽히는가 고얀 냄새가 나게 하는가 싶어진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인류역사가 있어온 이래로 한번도 이런 생태는 가시어진 일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앞으로도 아마 언제까지나 가시어지리라는 가망은 없어 보인다.
역사주의자들의 낙천주의를 우리는 믿지 못한다.
역사는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역사가 무엇을 해결하겠다는 오만과 무지를 버리고 가만히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가 없으니까 어떻게나 한 번 손을 써본다는 겸손을 가질 때 역사는 인류의 앞날에 반드시 공헌하는 바가 있으리라. 역사가 무엇을, 아니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고 덤비는 그 무지와 오만이 사태를 더욱 얄궂게 만든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체 하는가?
유토피아는 이 세상에는 어디에도 없다.
유토피아란 말은 아무데도 없는 고장이란 뜻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그 절망을 딛고 유토피아란 말 자체는 영원히 살아있어야 한다.
팔팔한 기생으로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 역설을 하나의 크나 큰 희망으로 살아갈 수밖에는 없다.
사람된 자질 때문이다.
신학자 볼트만이 한 소리가 있다.
희망을 버리는 것이 그것이 바로 죄라고….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버리고 씨니씨즘으로 가고 있다.
사람이 움직이는 모든 기관이 다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더 쾌적하게 잘 살게 해주기 위하여 있다고 하기보다는 우리를 괴롭히고 우리를 간섭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빼앗아가는 기관처럼 눈에 비칠 때가 있다.
산다는 것이 짜증스럽고 피로해지는 그런 상태를 부채질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비칠 때가 있다.
언제가 되면 이 상태가 가시어질까? 유토피아는 없으니까 유토피아는 하나의 희망으로 있어야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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