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국 토.일 휴무 '말썽'

이창길(43.대구 구지면 가천리)씨는 휴일인 지난 25일 하루 종일 발을 동동 굴렀다.

맹장염 및 복막염 수술을 받은 뒤 열흘간 입원했다가 24일 퇴원한 아들(14)의 약을 사기 위해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았으나 헛걸음만 한 것.

이씨는 "현풍.논공.구지 지역 일대 약국 20곳을 둘러봤으나 현풍시장 내 한 군데 밖에 열지 않았으며 이마저도 처방전대로 약을 조제할 수 없다고 해서 발길을 돌렸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의약분업이 시작된 이후 일요일에 약국을 찾는 일이 더 힘들어졌다.

순번제로 휴일 당번 약국을 정하던 과거와 달리 휴일 영업이 자율제로 바뀌면서 일요일에 문을 여는 약국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 약국들은 휴일에 약국을 찾는 시민들이 급감하면서 휴일날 문을 여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처방전이 없으면 조제가 불가능하므로 개인의원 대부분이 문을 닫는 일요일에는 약국에 가더라도 원하는 약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해열제, 소화제, 종합감기약 등 일반의약품마저도 약국을 찾지 못해 일요일에 사지 못하는 것은 시민으로서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소매점 안의 약국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대형소매점 안의 약국은 연중 무휴로 문을 열기 때문이다.

김진숙(36.달서구 장기동)씨는 "휴일에 급하게 약을 사기 위해서 주로 대형 소매점 안의 약국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삼성 홈플러스 성서점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정진교(52)씨는 "쇼핑을 온 김에 가정에서 필요한 응급 일반의약품을 챙기는 고객들이 대다수"라며 '상비약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응급 상황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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