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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이승엽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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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연소 홈런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야구선수 이승엽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

조만간 대업을 달성하면 우리 한국야구사는 큰 획을 긋게 될 것이다.

이승엽 선수는 한마디로 연습벌레라고 한다.

남보다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시합장에 누구보다도 몇 시간이나 일찍 나와 연습을 한다고 한다.

심지어 아무리 지쳐도 경기를 마친 후 혼자만의 운동을 한다니 어찌 보면 상상이 안가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만큼 이승엽 선수는 초인적인 기질을 타고난 것이다.

그러나 재능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 오늘의 과업을 이루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초인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연극이야말로 연습이 생명과 같다.

대사를 외우고 블러킹을 숙지하고, 내면과 외연의 통일성을 만들어나가는 연습. 나 역시 연기자이지만 연습을 많이 하고 무대에 오른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다.

오래 전 어떤 공연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배와 같이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누구나 그렇지만 공연 초반에는 다들 긴장을 하기 때문에 연출가가 말을 안해도 극장에 일찍 나온다.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흘러 긴장이 풀리면 최소한의 약속 시간, 즉 분장할 시간과 대본 한번 정도 볼 시간에 맞추어 나온다.

그런데 이 선배는 우리보다도 무려 2시간 이상이나 일찍 나오는 것이다.

할 일이 없어 일찍 나왔나 싶었다 처음에는. 그런데 그게 아니다.

매일 그러는 것이다.

후배들인 우리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면목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아도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그 선배가 나오기 전에 앞을 다투어 서로 극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선배가 연기를 못해서 일찍 나온 것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연기자다.

이승엽이 야구를 못해서 일찍 나온 것이 아니듯이.

그렇다.

이승엽의 미학은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남보다 더 치열해지려는 노력, 거기에 있다.

이것이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법 아닐까.

최종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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