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측은 선수단 200명, 응원단 310명 등 529명이참가하며 개.폐회식때 남.북한 선수단이 같은 단복을 입고 한반도기를 앞세워 동시입장한다.
북한의 대구U대회 참가에 따른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열린 남.북 실무회담에서 양 측은 이같이 합의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북한측은 대구U대회 13개 종목 중 양궁, 다이빙 등 9개 종목에 출전하며 선수단은 8월17일 북한 항공기로 직항로를 이용,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응원단은 다음날인 18일 같은 방법으로 입국하기로 했다.
북한의 참가 규모는 모두 300명의 선수.응원단을 파견했던 베이징 유니버시아드대회와 비교해 응원단이 많이 늘어났으며 대구U대회 조직위가 예상했던 것 보다도 230명 가량 늘어난 것. 그러나 순수한 선수단 규모는 U대회의 경기 종목 수가 아시안게임보다 적은 관계로 부산아시안게임때의 318명에 비해 118명 줄어들었다.
또 남한과 북한 선수단은 대구U대회 개.폐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양 국의 국기 대신 한반도 문양을 부착한 동일한 단복을 입고 입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상식 때는 각각의 국기가 게양된다. 남.북한 동시 입장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북한측은 21일까지 대구U대회 조직위에 종목별 최종 선수단 명단과 등록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남.북 양측은 북한측에 국제전화 6회선 등 통신 수단 제공, 남북 쌍방 연락관 파견 등 다른 세부사항에도 합의했으며 추후 실무절차는 판문점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왜 김해공항?
U대회 북한 참가 문제를 놓고 4일부터 금강산에서 회담을 가진 남북 실무접촉 협상단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직항로를 이용,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가까운 대구공항을 놔두고 먼 김해공항을 선택했을까.
이와 관련해 대구시 및 U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 측이 대구공항을 강력하게 희망했지만 회담에 참석한 국방부 측 관계자가 이에 난색을 표명, 결국 김해공항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대구공항을 이용하려면 북한 비행기가 남한의 영공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는데다, 대구공항에 군사시설인 K-2가 입지해 있어 북한기의 대구공항 이.착륙은 협상대상에서 아예 배제돼 있었다는 것. 북한기가 공해상을 통해 날아와 접근이 가능한 김해공항의 이용을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해 결정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구공항의 활주로 사정상 250인승 이상의 대형기 이.착륙이 어려운 점 등 여러가지 사정이 복합적으로 고려됐다고 협상에 참가한 대구시 관계자는 전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 남-북 교류·협력 확대 계기
북한의 대구 U대회 참가는 북핵위기로 경색되고 있는 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복원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북한이 U대회 참가에 적극성을 보이고 대화에 주도적으로 나섬으로써 최근 남북관계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 입장에서도 북한의 U대회 참여가 도시 위상을 한껏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대회 흥행을 위해 참가국 수를 늘리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북한의 참가는 대회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의 선수단 참여를 통해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경기침체, 지하철 참사 등으로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대구는 도시 이미지를 한껏 고양할 수 있게 된다.
◇북한 참가의 의미=북한의 U대회 참가는 최근 북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으로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인한 위기를 U대회 참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입장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U대회 참가 등을 거론하면서 교류와 대화의지를 어느때보다 강도높게 강조하고 있다. 부산아시안게임후 1년만에 개최되는 대구 U대회는 남북교류와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대회에 북한은 총 510명의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키로 했다. 지난 2001년 북경 대회때보다 200여명이나 많은 규모다. 최근 금강산 관광 재개, 경의선 착공 등 북한의 남북교류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북한의 육로 참가는 무산됐다.
북한의 참가는 U대회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참가국 수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참가를 어느때보다 기다려온 U대회 조직위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비록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때 북한이 참가하기는 했지만 체육교류가 아직 빈번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흥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정권 수립 55주년을 맞아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관계가 어느때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U대회는 북한의 개방과 대화 의지를 천명하는 계기를 삼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참가를 통한 선전과 자기과시도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최근 북한이 평양 100만명 군중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반미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을 볼 때 이같은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한다.
◇북한참가와 U대회 성공을 위한 과제=일단 북한의 참가는 U대회 성공과 남북관계에서 대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 확실하다. 이번 대회가 지난 북경대회의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역대 최대규모로 치러지는만큼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대구시도 북한 참가라는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대회 성공의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개회식과 폐회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남북이 공동입장키로 합의한 만큼 대회가 성공적을 마무리 될 경우 대구시가 거둘 성과는 상당하다. 북한 참가에 대해 체계적인 홍보와 이벤트는 국내외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하고 시민동참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그동안 중앙정부가 주도해온 남북관계 및 교류에 대구도 주체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후 부산은 남북간의 대화와 교류를 지속하면서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북한과 부산시간의 교류를 최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 역시 U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경우 이같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교류가 정례화되면 대구 인근의 구미, 포항을 연계해 실질적 교류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성공을 통해 남북 체육교류를 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고 경제교류로 까지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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