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자금논란에 직접 뛰어들었다.
지난 15일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 참모진들을 통해 여야에 제안한 '대선자금의 솔직한 공개와 검증'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너무 자주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있는 국정현안보다는 정치적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해명성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서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지금까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한 두번을 제외하고는 신문 등 언론의 보도에 대한 반론성 기자회견이 대부분이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참여정부의 첫 내각을 발표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인선배경을 설명할 때만해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정부 때까지 청와대 대변인이 간략하게 밝히는 것이 관례였던 것에 비해 임명권자가 직접 인선배경을 설명하고 나선 것은 충격이자 참여정부의 변화를 실감케한 시도였다.
그러나 취임한 지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까지 대통령이 6차례나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28일에 이어 노 대통령은 3월14일 대북송금특검법을 수용하면서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노 대통령의 즉흥 기자회견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은 4월23일 국회연설에서 서동구 전 KBS사장 인선과 관련한 파문을 설명하다가 미진했던지 곧바로 청와대 춘추관을 불시에 방문, 기자회견에 나선 일이다. 노 대통령은 국정연설의 상당부분을 인사해명에 할애한데 이어 기자회견내용도 모두 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친형 노건평씨의 재산과 이기명씨의 부동산거래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자 5월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사과와 더불어 "범법사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노 대통령은 6월2일의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다시 재산관련 해명에 상당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은 대선자금 논란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전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통령이 자주 나설수록 대통령의 말의 무게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청와대는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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