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3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북한 선수단.응원단의 입국일이 다가오자 대구시와 대회조직위는 북한을 배려, U대회 분위기 고조를 위해 길거리에 내걸었던 참가국 국기들을 모두 철거하고 태극기와 대회기를 대신 설치키로 했다.

또 북한 응원단에 여대생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우리측 서포터스에도 대학생들을 대거 포함시키기로 했다.

북한 배려가 최우선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 노병정 문화체육국장은 "인공기를 거리에 내 걸 수 없기 때문에 171개 참가국을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차원에서 아예 다른 참가국 국기를 모두 철거하고 태극기, FISU기, 엠블럼기 등으로 대체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한은 북한팀 도착일인 17일 이전. 국가보안법 7조에 따라 북한 인공기를 거리에 내거는 것은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에 해당되고, 그렇다고 나머지 170개국 국기를 다 내걸면서 북한 국기만 빠뜨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노 국장은 "북한이 인공기 제외를 문제 삼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문제 소지를 미연에 없애고 북한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전대책통제본부 측은 "인공기 게양 방식에는 이미 북측도 양해한 바 있어 크게 문제삼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때 역시 북측과의 협의를 거쳐 선수촌, 주경기장, 북한 참가 종목 경기장 등에만 인공기를 게양했으나 북측은 별달리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작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는 전체 대회 참가국 국기가 동시 게양되는 행사 때도 북한 인공기는 빠졌으며, 길거리 게양에도 인공기는 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거리에 내걸렸던 참가국 국기를 모두 교체하는 일은 없었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배려가 초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선수단 입국 다음날인 18일 들어 올 북측 응원단에 여대생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리측 북한팀 서포터스 회원에도 여대생들을 부랴부랴 포함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5일 U대회 조직위와 대구시에 따르면 북측 응원단은 임원 34명, 미녀 취주악대 120명, 응원 여성 150명 등 304명으로 구성돼 18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부산 아시안게임 때의 북한 응원단보다 젊은 여대생들이 대거 파견된다는 것.

이에따라 대구시는 김해공항에 마중 나갈 우리 환영단도 여대생 위주로 구성키로 계획을 바꿨다.

시는 당초 U대회 관계자들로 구성된 영접단, 북한 공식 서포터스인 달성사랑모임 임원단 40명 등으로 환영단을 구성키로 했으나, 임원단 대신 달성사랑모임 회원의 여대생 자녀 40명을 포함시키기로 한 것. 이를 위해 달성사랑모임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여대생 자녀의 참석 가능성을 문의.요청하느라 비상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측 응원단은 오는 18일 김해공항에서는 특별한 환영행사를 받지 않고 도착 성명만 발표한 뒤 10대의 대형버스에 나눠 타고 대구로 이동할 계획이다.

대회 조직위는 북한서포터스 400여명과 함께 공식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북한 선수단.응원단 전원에게 손목시계와 사진첩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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