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사람들, 수송과 안전을 위해 일하는 이들은 주목받지는 않아도 U대회에 없어서는 안될 산소 같은 사람들이다.
U대회 안전통제본부에 따르면 이 분야에서 활약할 요원은 수송 683명, 경계작전 4천여명, 경찰·소방 8천여명 등 1만2천600여명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 가장 높은 긴장 속에 대회 개막에 대비하고 있는 중이다.
자칫 조그마한 실수도 즉각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때문.
◇수송 업무는 시간과의 전쟁
U대회 수송 자원 봉사에 나설 이균락(36·대구 용산동)씨는 이 봉사를 위해 13일간 연가까지 냈다.
작년 월드컵 대회 때에 이어 두번째. U대회 성공에 한몫 한다는 이씨의 자부심은 "즐거운 마음으로 휴가를 포기했다"는 그의 말에서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수송 봉사자는 선수단이나 외국 손님들과 가장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U대회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미소를 잃지 않을 겁니다". 수송의 생명은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라는 이씨는 "7년 동안 시내버스를 운전해 오면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겠다"고 했다.
그의 머리 속에는 대구 시내 전역의 길이 다 들어있다고 했다.
농사 짓는 황복영(31·청송)씨는 들판을 버려두고 대구까지 달려온 경우. 다음달 3일까지 머물며 수송 일을 맡을 예정이다.
셔틀버스나 선수단 차량 운전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황씨는 68개에 달하는 선수단 이동 노선을 모두 외우는 것도 힘들지만 영어 공부가 못잖게 만만찮다고 했다.
"아직 영어로 대화할 정도까지는 못돼도 외국인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알 정도까지 됐지요".
대회조직위가 수송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최소 시간 내에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수송 편의를 제공하는 것. 이 목표 아래 선수·임원을 선수촌, 29개 경기장, 36개 연습장, 공항, 동대구역, 스포츠센터 등을 연계해 수송하기 위해 68개 노선을 정립하고 차량 배치 및 운행 계획을 세워 놨다.
투입될 자동차는 승용차 230대, 승합차 140대, 미니버스 16대, 대형버스 155대 등 총 641대. 이재용 수송운영 단장은 "선수·임원 수송이 원활하려면 시민들의 동참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대회 기간 중 자가용 운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신 대구시 대회지원반에서는 경기장 등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수단의 배치를 늘려 일반 시민 이용이 편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개폐회식 날에는 전세버스 60대를 공항 10대, 지하철 율하역 25대, 경기장 내부 순환노선 25대 등으로 나눠 배치하며, 동대구역~주경기장 사이에는 기존 9개 노선버스를 195대 증차 운행토록 했다는 것.
또 대회 기간 중에는 경기장행 기존 2개 노선 52대, 범물 종점 7개 노선 209대, 경산 방향 18개 노선 348대 등 총 27개 노선 609대의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해 주경기장까지 연결되도록 한다고 했다.
지하철 역시 운행 횟수를 하루 30회 늘리고 교대역~동대구역 간 셔틀버스도 10대 증차키로 했다.
대구시 대회지원반 권혁만 교통 담당은 "시민들이 승용차를 타지 않고도 경기장을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부족한 점도 발견되는대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구시는 대회 기간 동안 일반시민 자가용 운행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 자율 2부제를 시행하고, 개폐회식 시작 전 3시간에서 종료 후 2시간까지는 주경기장 주변 교통을 통제키로 했다.
또 대명로 등 4개 노선의 버스전용차로를 전일제로 강화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치 실수도 없어야 할 소방
소방이 천직이라는 박근식(48) 소방장. 인명 구조, 화재 진압 등의 일은 시민 생명·재산과 직결된 일이어서 조금의 허점도 용납될 수 없다는 지론을 U대회에서 실천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가장 기본된 임무는 대회 시설의 안전 점검과 구조대원 훈련. 선수촌 식당 종사자들과 숙소 동마다 배치된 군인들이 사고 발생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또 대회가 시작되면 선수촌 통제본부와 종합상황실(북부소방서) 사이의 전령사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이 좀더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
소방관들이 본연의 업무에 U대회 관련 업무를 덧보태 맡느라고 인력이나 예산 부족으로 애먹고 있기때문입니다.
U대회 기간만이라도 집 현관이나 자동차 문을 열어 달라거나 집안에 가스밸브를 열어 놨으니 잠가 달라는 등의 사소한 신고는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 소방장은 "현재의 소방 인력과 예산으로는 U대회 업무를 집행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부름에까지 일일이 출동하기 어려운 실정을 알아 달라"고 당부했다.
특수부대 출신인 서봉수(36) 소방교는 많은 경기장들의 중요 시설물들과 층별 구조, 소방 시설물 등의 위치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응급 환자를 안내할 경로를 파악하고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관중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방안을 마련해 놓기 위해서이다.
경기장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 구조하는 것이 그의 임무인 것.
경험이 풍부한 서 소방교도 무더위와 많은 업무가 고된 것은 어쩔 수 없는듯 했다
힘들고 지칠 때면 지금까지 참여했던 국제 행사 때 발급 받았던 ID 카드들을 하나씩 꺼내보며 심신을 추스른다고 했다.
◇경호엔 물 샐 틈이 없어야
대구공항에 테러범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된다.
즉시 출동하는 경찰 특공대. 폭발물 탐지견이 신고 접수 5분만에 폭발물을 찾아낸다.
중무장한 EOD(폭발물처리반) 요원 6명이 폭발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해체한다.
상황 종료. 대구 경찰특공대 1팀장 장성규(34) 경사는 이런 훈련을 지난 4월부터 계속해 왔다고 했다.
동참 단위에는 육군 대테러 특수부대, 국정원, 소방서 등도 포함돼 있다.
장 경사의 주요 임무는 요인 경호와 경기장 시설물 관리, 폭발물 탐지 및 해체 등. "모든 경기장과 주요 시설에 대해 현장 적응 훈련을 해야 하기때문에 일정이 빡빡하지만 좀 더 완벽해야 한다는 욕심에 힘들다는 투정조차 할 겨를이 없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실전 훈련으로 몸은 녹초가 됐지만 눈빛은 오히려 더 날카로워졌다.
선수단 신변보호대 김순택(36) 경위는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임원들의 신변에 이상이 없도록 경호하는 일을 맡았다.
U대회가 시작되면 동변초교에 가동될 경찰CP에서 선수단 경비 업무를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U대회에서는 여러 경기가 계속 이어지고 참가국이 170여개에 달해 업무량과 규모 면에서 지난해 월드컵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내몸을 던지는 마음가짐으로 선수·임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신변보호대는 선수촌 안에서의 안내 업무, 화재나 교통사고, 행방 불명, 망명 신청 등 선수 신변과 관련해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일도 맡아 하는 조직이다.
◇주위 경계는 아무도 모르게
"훈련이 실제 상황으로 이어지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할 것입니다".
대구권 경계를 맡고 있는 육군 50사단 501여단장 윤주현(50) 대령은 U대회 경계 작전 성패의 관건은 넓은 지역에 산재하는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따른 전력 운용과 지휘 통제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사 운영의 허점은 보완하면 되지만 안전에 구멍이 나면 대회가 완전히 망쳐질 수 있습니다.
어떤 작은 허점이라도 생기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윤 여단장은 경비 장병들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 보일 경우 외국인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경기장 주변 등산로나 체육공원 등에 병력이 숨어 아무도 모르게 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번 경비 임무가 성공리에 수행되면 흐트러진 군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이 여단 작전과장 황승영(38) 소령은 무더위, 태풍, 모기를 이번 작전의 가장 큰 적으로 예상했다.
만약의 위기상황 외에도 자연조건들과도 싸워야 할 참이라는 것. 그러면서 시민들의 경비 작전 협조도 거듭 당부했다.
작전 지역에 예고 없이 들어오는 취재진이나 시민들을 통제하는 것도 쉽잖은 일이라는 얘기.
"지난해 월드컵 대회 때는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이나 사진기자들이 작전 지역으로 들어 오려 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신분이 확실하다 해도 사전 통보가 없으면 들어올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경우 안전통제본부로부터 미리 허가를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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