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문제〉
다수결의 원리는 현대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다.
그러나 다수결의 원리가 언제나 합리적이며 진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믿음은 그릇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수결의 원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다수결의 원리가 가진 한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방안에 대해서 말하시오.
〈모범답안 가이드〉
▲다수결의 원리
집단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만장일치의 통일을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일치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전체의 의사를 결정할 필요가 여전히 남아 있을 때에는 소수의 반대자가 있지만 결국 다수의 의사를 집단 전체의 의사로 채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만장일치의 통일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을 때, 양적으로 다수인 의견에 소수가 승복하여 집단의 의사 결정을 이루어 내는 것이 바로 다수결 원리이다.
▲다수결 원리의 한계
다수결의 원리가 완전무결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다수결의 결정적인 한계는 그것이 '양적 합리주의'일 뿐이라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사안에 대해 51%가 찬성하고 49%가 반대한다고 하면, 51%에 속하지 못하는 49%는 자신의 주장을 접고 51%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이 진리임을 확신하는 49%에게 이런 다수결의 원리는 '다수의 폭력'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결코 동의할 수 없음에도 다수의 힘에 따라야 한다는 것, 이것이 다수결이 가진 가장 큰 맹점이다.
다수결 원리가 가진 한계를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 보자.
▲다수가 항상 합리적이며, 정의에 가깝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수결의 원리는 다수가 소수에 비해 합리적이며, 덜 독선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
그러나 만약 어떤 일에서 다수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면 다수결의 원리는 말 그대로 '소수에 대한 다수의 폭력'이 된다.
가령, 나치 정권을 생각해 보자.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 국가 사회주의자당(National-Sozialist)은 쿠테타가 아닌 독일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를 통해 집권하였다.
다수 대중들은 세계 경제 대공황 시기 직후의 혼란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유태인 차별과 침략 전쟁을 공공연히 내세우는 히틀러 일당을 지도자로 선택했고, 그 이후 전 세계는 전쟁과 학살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또,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서 어두운 기록으로 남아 있는 1972년 박정희 정권에 의한 유신(維新)헌법 제정은 90%가 훨씬 넘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이들은 극단적인 예이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 다수 대중들이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린 예는 허다하다
근대 민주주의는 다수의 대중이 현명할 것이라는 '대중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거시적인 차원일 뿐, 실제 구체적인 국면에서 다수는 오히려 그릇된 힘에 이끌려 몽매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따라서 다수가 항상 합리적이고 정의에 가깝다는 원리는 성립할 수 없다.
▲승자 독식-소수의 진실이 희생당한다.
다수결은 승자 독식의 원리이다.
다수가 합리적이라고 할지라도 어김없이 소수로 남을 세력이 갖고 있는 진실이 다수결의 원리 속에서 희생당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불법 이민과 불법 체류 노동자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에도 동남아, 연변 조선족, 네팔 등지에서 온 불법 체류 노동자 문제가 많이 있지만, 미국과 영국의 경우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이 일정 기간을 불법 체류자로 지내다가 정식으로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이들에게 연금과 의료 보험 등의 사회 보장 제도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자 보수적인 유권자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세력(미국의 공화당, 영국의 보수당)은 불법 체류자들의 시민권 획득과 사회 보장 혜택을 철회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보호보다는 가혹한 경제 논리와 인종주의적 편견으로 인해 탄압과 추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이 전망이다.
즉, 다수결의 원리에서 승자측에 끼지 못하는 소수자들의 진실-불법 체류자들의 경우처럼,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권 문제-은 외면당하기 쉬운 것이다.
▲다수결 원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
다수결 원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역시 토론과 설득의 과정이다.
설사 99%가 찬성이고 1%반대하더라도 99%는 소수자 1%를 존중해야한다.
힘으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소수의 동의를 얻기 위해 설득하고 그들의 양보를 통해 소수의 '자발적인 승복'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 이르기 위해서 또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토론이다.
이를 통해 각 의견들이 지닌 잘못과 약점들이 드러나면서 각각의 입장이 올바른 판단에 이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민주주의란 이러한 토론과 설득, 조정과 타협의 결과물인 것이다.
절차에 대한 존중과 인내가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루어 낸다.
또한 소수자에 대한 관용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세계화가 몰고 온 무한 경쟁의 흐름 속에서 언제나 소수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장애인, 불법 이민자, 동성애자 등-이 설사 다수 대중의 물질적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인간으로서 누릴 권리와 존엄은 어떤 이유에서건 보호되어야 한다.
이들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야말로 또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일신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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