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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선수 컨디션.체력관리 '그늘 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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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나 축구 같은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쓰러지면 가장 먼저 달려나오는 사람이 있다.

일반인들의 눈에는 그저 '철가방에서 물파스 꺼내 뿌려주는 아저씨' 쯤으로 보이는 사람들, 바로 선수 트레이너(Athletic's Trainer)다.

그들은 단지 응급 처치만 하는 게 아니다.

짧은 시간 안에 부상 부위와 정도를 찾아내고 경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경기장 밖에서는 다친 선수들의 회복과 재활을 진행하면서 일반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관리하는, 이른바 그늘 속의 감독이다.

"트레이너는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죠. 하지만 선수 하나하나의 몸 상태와 컨디션, 심리적 상황까지 체크해 최적의 상태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 바로 선수들을 드러나게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시민 축구단 대구FC 의무팀의 노현욱(33)씨. 고교 씨름 선수에서 출발해 용인대 격기학과와 대구보건대 물리치료학과를 졸업한 뒤 생활체육 지도자, 삼성 라이온즈를 거친 정통 선수 트레이너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보다는 무명의 선수들을 일류로 만들어내는 트레이너의 길이 너무도 좋아 보여 택했다는 노씨

"크게 다친 선수가 치료와 재활 과정을 거쳐 경기장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때, 2군 선수가 기초 체력을 단련시키고 파워를 끌어올려 당당히 1군 베스트 멤버로 올라설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보람만큼 고충도 큰 게 트레이너의 현실이라고 노씨는 말했다.

프로 구단에서만 올해로 8년째지만 여전히 개인 생활도 없이 별을 보며 퇴근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한 명의 선수만 아파도 아예 가족들의 얼굴을 며칠씩 보지 못할 때가 적잖다고 했다.

"경기가 있는 날엔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공뿐만 아니라 선수들 주변도 내내 살펴야 하죠. 공과 무관하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충돌이 일어날 지 모르거든요. 선수가 하나 쓰러지기라도 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게다가 당장 시즌 성적을 잘 내는 것이 중요한 감독이나 프런트와 맞서 선수를 보호하는 일, 연봉이나 계약 등의 이유로 부상과 통증을 숨기고 출전하려는 선수들을 파악해내고 설득하는 일도 만만찮다.

"좋은 트레이너가 되려면 생리학이나 해부학 같은 기초 의학 공부는 물론 응급처치, 마사지,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술적인 부분을 충분히 익혀야 하고 구단 경영, 선수 심리 등에 대한 이해도 넓어야 합니다".

노 트레이너처럼 한국선수트레이너협회에 정식 등록해 활동중인 사람은 현재 104명이다.

대부분 프로구단이나 전문 의료기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레이너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남종철 협회장은 "프로 선수들뿐만 아니라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은 특정 계층의 건강 관리, 스포츠 동호회 급증, 건강관리센터 확대 등 사회 여건과 요구가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어 수년 내에 회원 규모를 몇 배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선수 트레이너의 역할이 사회의 건강 지킴이라는 영역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있다는 의미. 그는 대학 체육학과나 물리치료학과 등으로 진학할 경우 이런 비전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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