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태어난 이래 최대의 부자는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다.
벌써 기원전 560년경에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금화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높이 20m의 대리석 기둥 127개를 깎아 아르테미스 신전을 만들어 신(神)의 영역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당연히 그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한번은 그리스 철학자 솔론이 크로이소스를 찾아왔다.
그는 솔론에게 자신을 인류에서 가장 행복한 인물로 추앙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솔론은 "인간은 죽음이 올 때까지 아무도 행복하다고 할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크로이소스가 이를 승복했을 리가 없다.
얼마후 크로이소스는 페르시아를 침공했는데 불행히도 포로가 돼 생화장에 처하게됐다.
장작더미에 불이 붙자 크로이소스는 불 속에서 세 번이나 "솔론"이라고 부르짖었다.
페르시아 왕이 그 이유를 묻자 크로이소스는 솔론과 나누었던 인간의 행복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었고 그 말에 감동한 왕은 크로이소스를 살려 주었다.
▲돈과 행복의 함수 관계-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사회 전체는 부유해지는데 왜 만족도가 커지지 않는지"에 대한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런던 정경대학의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가 이같은 '행복의 역설'이 발생하는 세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사람들은 생활수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 생활 환경이 나아지면 당장은 행복감을 느끼지만 금세 사라진다는 것. 둘째, 사람들은 소득 수준을 남과 비교하는 상대적 행복감에 치중한다는 것. 셋째, 여가(餘暇)에 대해서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무조건 많이 노는 것에 무게를 둔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떤 것이 행복한 삶인가?"를 물으면 그야말로 백양백색, 정답이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만의 탁월한 능력인 이성적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했고 쾌락주의자들은 '쾌락을 증진하고 고통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가진 것이라고는 따뜻한 미소와 자비의 마음 뿐이지만 그의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있다.
시인 유치환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고 노래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최고조에 달했음인가. 경제학자가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행복점수'를 매기는 희한한 세상이 됐다.
철학적인 행복을 경제적인 분석으로 평가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우습지만 '선진국 국민들은 1950년대보다 더 불행하다'는 그의 주장에는 눈길이 간다.
생활수준은 높아졌지만 행복수치는 낮아졌다는 그의 주장은 수 천년전 솔론과 크로이소스의 대화와 무엇이 다른가. 경제학자가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을 짚어주는 것 같아 일말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윤주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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