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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보상금으로 U선수단 전원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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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60대 아버지

"보상금은 모두 국민 혈세로 마련된 것 아니겠습니까? 이 사회를 위해 뭔가 좋은 일에 쓰고 싶습니다.

그래야 죽은 딸의 넋을 위로하고 내 마음도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북에 산다는 한 60대가 지난 22일 U대회 조직위를 찾았다.

6개월 전의 대구지하철 참사 때 대학생이던 딸을 잃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아버지는 그 보상금 중 일부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세계 대학생들이 U대회에 모인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이 대회에 뭣이든 뜻 있는 일을 하고자 찾아 왔습니다".

아버지는 죽은 딸이 대학생이었던 사실을 이 대회와의 인연으로 묶었다.

그래서 U대회에 참가한 세계의 대학생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어 한 것이었다.

그 마음을 읽은 조직위 관계자들은 "참가 선수들에게 조그마한 선물들을 하나씩 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남북한 선수단과 북한 응원단원 전원에게는 티셔츠를, 다른 모든 참가국 선수들에게는 대회 엠블럼이 새겨진 기념 타월을 주자고 권한 것.

그러나 아버지는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지 않도록 철저히 함구시켰다.

"기념품에 주는 사람이 누구라고 이름을 새기지 마십시오. 언론에도 절대 알려지지 않도록 해 주세요. 만에 하나 내가 누구인지 알려지면 기념품 전달 계획은 없던 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념 타월은 드디어 지난 28일 선수촌에 전달됐다.

한국선수단에 줄 티셔츠는 29일 전해졌다.

북한 선수단·응원단에 선물할 티셔츠는 대회조직위에 맡겨졌다.

하지만 조직위 관계자는 이 사실만은 영원히 덮어둬서 될 일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지하철 참사 희생자 유족이 보상금의 의미를 선명히 규정하고 사회 환원을 결심했습니다.

딸같다고 해서 일부러 대학생들을 선택해 기념품을 마련해 돌렸습니다.

놀랍고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지요. 시민들은 지하철참사로 수렁에 빠진 대구의 사기를 되살릴 계기가 돼 주길 U대회에 기대해 왔습니다.

이 아버지가 그 일을 가장 상징적으로 해 내셨습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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