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장관들 빠진 '태풍피해 장관회의'

태풍피해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으나 정작 주무부처격인 행자부와 해수부의 장관들은 불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부가 이들 부처의 전임장관 사표를 수리하기도 전에 신임장관 내정사실을 발표해버린 전례없는 상황에다 청와대의 신임장관 임명장 수여식 일정이 갈팡질팡한 게 겹치면서 빚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18일 오후4시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고건 총리 주재로 열린 태풍피해 관계장관대책회의에 해수부 측에선 장관 내정자인 최낙정 차관이, 행자부에선 김주현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행자부의 경우 공식적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김두관 장관은 장관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오후 2시30분 수해지역 현장방문을 위해 대구와 영천으로 내려갔으며 대신 김 차관이 참석했다.

게다가 해수부의 허성관 장관은 장관 집무실에 있었으면서도 불참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측은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장관 이임식을 준비했으며 이같은 사실을 언론에도 알렸다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최 차관에 대한 해수부장관 임명장 수여식이 오후 3시 있을 것이라고 통보해왔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장관 이임식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즉 해수부는 이같은 임명장 수여 일정에 따라 최 내정자가 임명장을 받은 후 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임명장 수여 일정이 다시 청와대에 의해 19일로 연기되는 바람에 최 장관 내정자와 허 장관 중 누가 장관회의에 참석할 것인지를 놓고 다시 고민하게 됐으며 결국 당초 계획된 대로 최 내정자가 참석키로 했으며 허 장관은 집무실에 그대로 머문 채 외부 인사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해수부는 장관 내정자인 최 차관이 참석했으나 행자부는 장관 내정자인 허 장관이 아니라 김 차관이 참석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연출됐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