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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오는데 잘곳 없어... '매미'피해 김분식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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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수해로 집이 무너질 때 차라리 같이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태풍 '매미'로 집이 폭삭 무너져 10일째 이웃집 생활을 하는 김분식(82.의성군 비안면 이두2리) 할머니는 사는 게 너무 힘들다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자식을 모두 객지에 보내고 혼자 살다가 지난 12일 밤 태풍 '매미'가 몰고온 비바람에 4칸 기와집이 폭삭 무너졌다.

그릇과 옷가지는커녕 몸도 겨우 빠져나왔다.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는데 의탁할 곳이 없다.

그나마 시집간 딸이 마련해 온 냄비와 행정기관에서 구호품으로 보내준 쌀, 라면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잠은 이웃집에서 해결하고 있지만 눈치가 보인다.

"자식들이 있지만 모두 생활이 어려워 부모 봉양은 엄두도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집을 새로 지을래도 돈이 없어요. 지원금을 준다는데 얼마나 될는지...". 김 할머니는 죽고 싶다는 말만 되뇌며 흐느꼈다.

태풍이 지나간 지 열흘이 지났지만 김 할머니 집은 폐허 그대로였다.

가재도구를 챙겨줄 사람도 없고, 김 할머니 혼자 하염없이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다

이재민 박영세(79.비안면 이두2리)씨, 이정순(75)씨 부부 역시 하루 하루가 힘겹다.

지난 12일 밤 수해로 집이 침수돼 흙으로 쌓은 벽이 거의 무너질 지경이다.

반쯤 뒤로 기울어 있는 상태에서 각목으로 받쳐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집이 곧 무너질 것 같아 이웃 친척집에서 기거하고 있다.

집을 새로 지을 의지도 여유도 없다.

빚을 얻어 집을 지어본들 언제 다시 침수될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의성군내 12가구 21명의 이재민들이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우선 거처할 수 있는 컨테이너 박스다.

봉양면 신평리의 김북난(81) 할머니의 경우 자식들이 돈을 마련해 컨테이너 박스를 주문했다.

그러나 대부분 이재민들은 이웃과 천척집을 전전하며, 쌀쌀한 날씨에 잠을 설치고 있다.

김분식 할머니는 "겨울은 점점 다가오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 집 마당의 감나무에 매달린 감은 주인의 타는 가슴을 아는지 모르는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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