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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어린이 곤충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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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아이들은 대부분 곤충을 너무 무서워 한다.

바퀴벌레는 그렇다 하더라도 집안에 귀뚜라미나 거미가 보여도 빨리 쫓아 내라고 성화다.

현재 40대 이상의 어린 시절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대다수가 단독주택에 살았던 70년대의 어린이들만 하더라도 마당 한 모퉁이 화단이나 채마밭에서 나비나 잠자리는 물론 무당벌레나 땅강아지를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잡아 장난치며 놀았다.

▲그런데 요즘의 아이들은 왜 손으로 잡기는 커녕 보는 것 만으로도 질겁을 하는 것일까. 주거공간이 고층아파트로 바뀌면서 곤충과는 사이가 멀어진 데다, 과외수업에 짓눌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회를 박탈 당했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대로 두어도 아이들의 정서교육에 이상이 없을지를 생각하면 금방 가슴이 답답해 진다고 한다.

▲지난 일요일 강원도 화천군의 한 농촌마을에서 열린 '메뚜기잡기 체험'행사 얘기는 이런 답답함을 그나마 달래 준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인천지역 어린이와 부모, 현지의 어린이 300여명이 함께 어울려 메뚜기를 잡고 허수아비세우기, 애호박따기 등을 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책에서만 보던 메뚜기를 처음 잡아 본 아이들은 메뚜기의 잽싼 몸놀림에 신기해 했으며, 부모들도 지난날의 추억에 젖어 가슴 뭉클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 사이 곤충을 소재로 한 이같은 자연체험 행사가 부쩍 늘고 있다.

전라남도 함평 '나비축제'를 시작으로 '반딧불이 마을'이 전국 곳곳에 경쟁적으로 생겨났거나 조성중이다.

경북에서도 내년 5월 영양군 수비면 심천에 반딧불이 마을이 문을 연다.

농약과 화학비료로 죽어가는 땅을 되살리고, 어린이들에겐 곤충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어른들에겐 고향의 향수를 일깨우는 자연체험 행사가 나쁠 것은 없지만 이같은 일회성의 행사가 어린이들의 '곤충 공포증'을 없애 줄지는 의문이다.

어린이와 곤충의 친화적 관계회복은 도시 주거환경의 개선과 과외압박에서의 해방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곤충의 친화적 관계가 끊어지면서 곤충의 멸종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멸종위기와 보호곤충을 장수하늘소 쇠똥구리 등 현재의 14종에서 54종으로 대폭 늘리는 한편, 종래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으로 구분하던 야생동식물 분류체계를 모두 멸종위기종으로 일원화 하기로 했다.

도시화 산업화가 가속화 할수록 그만큼 곤충들이 서식지를 잃어 생존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창가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애처롭다.

최종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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