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을 달리려니 불안해요. 환하게 밝혀주세요".
퇴근 후 운동을 위해 인근 학교를 찾던 공무원 박영수(49.가명.대구 달서구 월성동)씨는 해가 짧아진 요즘에는 차를 몰고 4㎞쯤 떨어진 도원동 월광수변공원까지 간다.
박씨는 "여름철엔 해가 길어 학교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으나 가을을 넘어서면 야간조명시설이 없어 먼 길을 가야한다"며 "밤 시간에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주민이 수십명이나 돼 운동장에 야간 조명을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밤 시간대 학교를 찾아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대다수 학교들이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미 갖춰진 야간 조명 시설을 켜지않거나 강당 등의 체육 시설 임대를 꺼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생활체육협의회 주태호 사무처장은 "학교개방에 대해 알아본 결과 지역 학교 중 70% 정도가 개방하고 있으나 야간조명을 켜는 곳은 거의 없다"며 "운동장 야간 개방을 위해 협조를 계속 구하고 있지만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찰청 내 배드민턴 동호회는 얼마전 수성구의 중학교 강당을 빌려 정기적으로 동호회 모임을 가지려 했으나 학교측에서 연간 사용료로 600여만원을 제시해 결국 포기했다.
학교들이 학교 개방을 꺼리는 이유는 이에 대한 별다른 지침이나 규정이 없는데다 학교 개방에 따른 시설물의 유지.보수 비용 마련이 쉽지 않고 야간 사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형남철 시설과 전기담당은 "운동장 조명관리는 각 학교별로 하고 있으며 교육환경 개선 사업으로 학교 인근에 가로등 설치 등은 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학교가 운동장 조명시설은 돼 있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참여정부 국민체육진흥 5개년 계획'을 마련, 학교운동장의 적극 개방을 장려하고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07년까지 학교내 체육시설 및 야간조명 확보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학교 등과 연계해 펴고 있지만 대구 지역은 아직까지 사업대상으로 선정된 학교가 없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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