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노인 복지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7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의 2.3배다.

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노인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10만명당 57.8명이다.

게다가 노인에 대한 폭력과 학대도 심각해서 지난해 노인학대상담센터에 상담을 신청한 노인들 중 아들과 며느리 등 가정내 학대를 호소한 노인들이 전년에 비해 50%나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주소는 이처럼 참담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서 올해를 노인복지 향상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여러분이 세계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지난 40년간 한국사회를 바꿔 놓았다"고 극찬하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주도하고 있지만 기죽지 마십시오.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 덕이니, 큰소리 떵떵 치십시오"하며 특유의 감성적 화법으로 노인들의 기분을 살리려고 애썼다.

▲정부는 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노인복지관련 예산을 현행 전체 예산의 0.37%에서 1%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당장 내년 예산부터 올해보다 17.5% 늘인 5천220억원으로 책정했다.

2007년까지 치매전문병원 등 노인요양시설을 338개소에서 700개소로 확충하고 노인 자원봉사자와 지역사회 시니어클럽도 추가로 만든다.

또 노인인력운영센터를 설치해서 내년에 노인 5천명에 대한 일자리 교육과 2만명에 대한 보수를 지원하고 오는 2007년까지 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구상도 나왔다.

▲때맞춰 대구시도 시장의 지시에 따라 노인복지에 대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대구도 200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정책과 연계, 보완하거나 독립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매사가 그렇듯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시급한가를 챙기는데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노인들은 학대에 시달리고 소외감과 고독에 떨고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명작 '노인과 바다'에는 망망대해에서 투혼을 불사르는 노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주인공 샌디에고 노인에게는 체관 뒤에 감춰진 인내와 불굴의 의지가 있고, 성취와 허망의 구석구석마다 석양빛처럼 번득이는 비장미가 있다.

그러나 지친 몸을 끌고 돌아와 고단한 잠에 빠진 노인은 젊은 시절에 봤던 아프리카의 사자를 꿈꾼다.

노인의 바다는 절대고독의 바다다.

하지만 샌디에고 노인이 외롭지 않았던 것은 그를 따르는 한 소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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