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몰카에 찍힐라" 위반 크게 줄어

'교통 단속과 쓰레기 불법 투기, 소매치기 단속과 불법 주정차까지'.

공권력을 대신하는 '몰래 카메라'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최근 대구의 주요 교차로에 신호위반 등을 적발하는 20개의 다기능 무인감시카메라가 작동에 들어간데 이어 이면도로의 불법 주정차 단속에까지 '몰카'가 등장하게 된다.

현재 '몰카'가 가장 위력을 떨치고 있는 부분은 각 구청이 앞다퉈 실시하고 있는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2001년 4월 대당 500여만원의 무인카메라 2대를 갖춘 동구청의 경우 2002년 219건(과태료 2천190만원), 지난해는 158건(과태료 1천580만원)의 불법 투기자를 적발했다.

구청 관계자는 "10일마다 무인카메라를 이동시키고 있는데 '몰카'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위반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구청도 올해 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쓰레기 불법투기를 적발할 무인카메라 13대를 설치할 계획이며 수성구 중동 새마을협의회는 지난해말부터 자비를 들여 상습 쓰레기 불법투기지점에 무인카메라 2대를 설치, 몰카 단속에 나섰다.

지난해 6월부터 무인카메라 15대를 운영중인 남구청은 반상회 등을 통한 홍보 뒤 단속에 들어간 결과 현재는 단속 실적이 전무할 정도로 쓰레기 불법 투기가 줄어들었으며 7월부터 무인카메라를 운영중인 서구청도 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쓰레기 단속에 효과를 본 남구청이 올 상반기부터 불법주정차 위반 차량 적발을 위한 '감시카메라'도 도입할 예정으로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달성군청 앞 이면도로에 4천여만원을 들여 무인단속기를 설치키로 했다"며 "무인단속기가 24시간 상시감시가 가능한데다 단속 인력을 운영하는 것 보다 예산 절감 효과도 뛰어난 만큼 시범 운영뒤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시도 산불 감시를 위해 팔공산 정상 부근 2개 지점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했으며 경찰도 소매치기 단속을 위해 중구 동성로에 감시 카메라를 운영하는 등 '몰카'의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한편, 지역 주요네거리 등 20곳에 설치돼 지난해 12월11일부터 운영중인 다기능 무인단속기를 통해 적발된 건수는 12일 현재 신호위반 7천611건, 과속 1천736건 등 모두 9천347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택 대구경찰청 교통영상단속실 담당은 "한달여간 운영하면서 하루 평균 282건이 단속됐지만 운영초기보다 점차 단속건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통안전 생활화가 정착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곳곳을 노리는 '몰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안병섭(43.수성구 시지동)씨는 "기초질서 위반 사범을 적발하기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좋지만 가뜩이나 가는 곳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 행정기관들도 앞다퉈 '몰카'를 설치한다면 시민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너무 주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사진: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주민이 구청에서 설치한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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