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일각의 우려가 있기는 했으나 우리 국민 다수는 나름대로 큰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었다.
3김 이후의 정부로서 신선한 리더십에 터잡아 세대교체를 이루고 깨끗한 정치 풍토를 마련하며 고질적인 지역감정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채 일년도 지나기 전에 그 희망은 실망으로, 기대는 불안과 염려로 바뀌었다.
정치, 사회적 갈등은 날이 갈수록 증폭되거나 재생산됐다.
시대착오적인 교조적 이념 논쟁도 재현되었다.
결정과 선택의 시기에 발을 빼거나 뒤로 미루어 문제를 더욱 복잡 난해하게함으로써 엄청난 사회적 피해를 낳았다.
16대 대선 자금 불법 모금과 노 대통령 측근 비리까지 겹쳐 검찰 관련 기사와 국회의원 소환 구속 소식이 온 나라를 덮었다.
이 와중에 경제는 멍들대로 멍들었다.
정부는 동북아 중심국가를 비전으로 제시했다가 호응이 여의치 않자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 달성을 대체 비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부의 실행정책은 그에 역행하거나, 공허한 탁상공론에 그치고 있다.
개인의 삶도 고달파져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4가구 중 1가구는 가족구성원 모두가 실업자이며, 20대 청년의 반이 실업 상태라고 한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나라는 미래가 밝을 수 없다.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 제 역할을 찾지 못한다면 기성세대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현 상황을 보면 청년실업이 개선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말로는 청년실업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하나 정부나 정치권의 지도자들부터 온통 총선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임시직, 일용직 일자리 몇 만개 만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국내외의 기업이 한국 투자를 중단하거나 줄이고 중국 등으로 나간다면 일자리는 더 줄어들고 고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20대의 자녀를 둔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에게서 희망의 빛을 보는 마음에서 호소하고자 한다.
한국 청년들이여 나라 밖에서 뜻을 펴라.
현 20대 전후 청년들은 한국사회가 폭발적으로 도약하고 역동적인 변모를 할 때 태어나 성장했다.
88올림픽과 월드컵을 안방에서 직접 체험했다.
많은 청년들이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세계여행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층이 매우 두터우며, 컴퓨터가 몸에 체득되어 있다.
정보화로 길들여지고, 온라인상으로 넓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어 다른 문화, 다른 민족, 다른 종교와도 비교적 열린 마음으로 교류하고 있다.
현 한국의 청년들은 그 교육 및 성장과정과 환경, 능력 등으로 보아 한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세대이자 세계 최선두의 정보화 세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한 세대가 세계에서 선두에 나선 예가 있었던가. 월드컵 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붉은악마의 길거리 응원은 이들 세대의 작품이 아닌가. 이제 우리는 현 청년세대로부터 차원이 다른 도약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고 그 가능성은 충분히 현실화되리라고 믿는다.
한국 청년들은 자신의 잠재 역량과 실력, 진취적 기상을 믿고 과감하게 나라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국내 취업을 위해 수십장의 이력서를 써내고 몇백대 일의 치열한 경쟁으로 내부 출혈을 가중시키기보다는 나라 밖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글로벌 일류기업에서 전세계를 상대로 일하는 한국 청년들이 날이 갈수록 많아져야 하고 이것이 취업의 큰 강줄기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10여년 후에는 세계 10대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국가별 취업자 비율에서 한국인의 비중이 세계 톱10에 들어야만 한국이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 10대 국가군에 들 수 있을 것이며 소득 2만달러 선조차 뛰어 넘을 것이다.
정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도 우리의 청년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해야 한다.
글로벌 취업 지원 부서를 만들어 조직적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공업을 세계 톱5 안에 들게 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의 자동차업계가 한국 청년들을 도요타 등 세계 정상의 자동차 회사에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
한국청년의 창의성, 우수성과 성실성을 홍보하여 글로벌 취업 경쟁력을 높여 주어야 한다.
우리의 청년세대를 21세기 한국 업그레이드의 뉴 엔진으로 인식하자. 이들이 나라 안 우물에서 기성세대의 정쟁이나 비리에 허탈해 하고 일자리 구하는데 노심초사하지 않게 하자. 이들이 세계를 상대로 맘껏 뜻을 펼치고 정열을 쏟을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 주자.
이경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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