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경옥입니다-stress

하필이면 설즈음부터 몰아닥친 북풍한설로 동해(凍害) 이재민이 전국적으로 꽤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즐겁고 풍성하게 보내야 할 큰 명절에 온 식구가 사시나무떨 듯 떨며 설을 거꾸로 쇠었으니 얼마나 속들이 상했을까.

연초에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좥건강좦을 새해 소망의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

그러면서 스트레스 퇴치야말로 건강생활의 첩경이라고들 입을 모은다.

뭣보다도 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야돼. 스트레스가 만병의 주범이라구… 하며.

문 밖만 나서면(하긴 집안도 예외는 아니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에 출몰하는 흉칙한 괴물 오르크처럼 스트레스라는 이름의 온갖 괴물들이 우글거리고 있으니 이것들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거다.

까짓것, 초연히 살자고 굳게 마음먹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때뿐, 일상 속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크고작은 복병엔 번번이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만다.

스트레스에 속절없이 지고마는 자신에 대한 원망으로 가슴 속은 또다시 끓어오르고….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스트레스를 이기고자 산에 오르고, 달리기를 하고, 요가니 명상 등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려 갖은 애를 쓰는 모양이다.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사이토 시게타씨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숨돌리기를 권유한다.

즉 스트레스의 영어글자 stress를 하나하나 띄워놓고 보면 이 여섯 글자가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되는 동시에 인생을 즐겁게 가꿀 수 있는 키워드가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s(sports:운동), t(travel:여행), r(recreation:오락), e(eat:먹기), s(sleep:잠), s(smile:웃음) 식으로.

만석꾼에겐 만(萬)가지 걱정이라는 말도 있듯이 부자나 가난한 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자나 낮은 자 누구 할 것 없이 괴로운 일, 힘겨운 일들은 느닷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럴때 성급하게 이마에 내 천(川)자를 긋기 전에 얼른 stress를 s,t,r,e,s,s로 바꿔놓고 숨을 돌리다보면 한결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즐거워져서 암세포 퇴치에 관여하는 NK(Natural Killer) 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암에 대한 저항력도 강해진다고 사이토씨는 주장한다.

언제나 그렇듯 1월은 세찬 바람처럼 빨리 지나간다.

설도 지나 이제 진짜 새해가 시작된 느낌. 달력을 보니 앞으로 한참동안 황금연휴는 없을 듯 하다.

왠지 서운해지는 이것도 스트레스인가. 슬슬 숨돌리기 연습을 해야할 모양이다.

전경옥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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