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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역지사지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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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는 서로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의미로서, 다른 사람의 곤궁함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헤아려 이해하여 주는 미덕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라 하겠다.

요즘 세상은 제 살기에 바빠서인지 남의 처지를 생각하여 주는 역지사지의 미덕이 점점 희박해지는 느낌이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고 싶어하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되거나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진 자의 자만심을 버리고 가진 것을 베풀 수 있는 나눔의 출발이 바로 역지사지의 미덕인 것이다.

황새와 여우가 서로 식사초대를 하면서 벌어지는 광경을 그린 우화는 상대의 처지를 전혀 생각해주지 않는 사람들의 한 단면을 가리켜 경계하는 것으로서, 역지사지의 미덕이 필요함을 웅변하고 있다.

또 다른 우화 하나를 들어보면, 말과 당나귀가 무거운 짐을 지고 함께 길을 가고 있었는데, 더위에 지친 당나귀가 말에게 짐을 조금 나누어 질 것을 청하였으나 말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당나귀는 짐에 못 이겨 쓰러지고 주인은 당나귀의 짐을 모두 말에게 지우게 된다.

그제야 말은 당나귀의 부탁을 들어줄걸 하면서 후회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말로는 쉬울 것 같은 나눔 또한 깨닫기 전까지는 실천하기 어려운 것으로서, 남의 짐을 먼저 나누어 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요즘이다.

세상에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일수록 나눔을 더욱 실천하는 것을 보면, 역지사지의 미덕이 이들에게만 있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 주위에는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의 외침이 많이 있다.

농민, 노동자, 그리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외국인 근로자 등등, 그들의 외침을 들어주어야 할 사람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상대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할 수 있는 역지사지의 미덕은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다.

지금부터라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헤아림과 나눔의 실천이 일어나길 기다려 본다.

박승규(영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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