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조금 더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 대접하고 나면 매상이 더 오르더라구요".
중화요리 음식점을 20년 넘게 운영해 온 이흥희(52).박순희(48)씨 부부. 남구 대명2동 대구교육대 정문 인근에서 '이박사'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요즘 '베푸는 삶'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지난 1999년 5월에 동네거주 홀몸 노인들과 경로당 노인회원 등 250여명을 가게에 초청해 식사대접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자장면 봉사활동'을 펴오고 있는 것. 최근에는 한 경로당에 배달갔다가 주방 조리대가 낡은 것을 보고 자비를 들여 수리까지 해주기도 했다.
한 달에 두번씩 '이박사 집'에는 꼬마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인근 대명2동에 있는 보육시설인 혜천원 아동 50여명이 찾아와 자장면 파티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처음 아이들에게 자장면과 군만두 등을 주니까 너무 신나하는 모습에 오히려 마음이 울컥해지면서 눈물이 나왔다"며 "아이들이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음식을 먹는 모습을 생각하면 면을 뽑는 손길에 더욱 정성이 간다"고 말했다.
특이한 가게 이름에 대해 이들 부부는 "잘 모르시는 분들은 가게 이름이 대중가수 이름을 인용한 것 아니냐 하지만 사실은 우리 부부의 성을 하나씩 따와 만든 것"이라며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식사대접 봉사도 못한다"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자원봉사는 요즘 때 아닌 오해를 사기도 한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선거관리위원회나 경찰서에서 찾아와 다른 목적을 가지고 향응을 베푸는 것이 아닌지 감시활동을 펴는 탓이다.
이씨 부부는 "이상하게 노인들과 보육시설 아동들에게 식사대접을 한 날엔 없던 예약도 생기고 매상이 더 오른다"며 환하게 웃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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