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네. 포항 강물 색이 왜 이래요?". 행락철을 맞아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포항의 관문인 형산강 하구가 적조생물로 온통 벌겋게 물들면서 포항의 첫 인상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일부에선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형산강 적조가 포항을 공해도시로 오인시키고 있다며 강바닥을 준설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산강 하구가 적갈색 적조생물로 뒤덮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6일부터. 부분적으로 덜한 곳이 있기는 하지만 연일대교~섬안대교~형산대교를 거쳐 송도동 영일만에 이르는 3㎞ 구간이 온통 황토를 뿌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포항시는 포항해양수산청에 의뢰해 매일같이 수질을 분석하고 있는데, 1셀(1cell=1㎤)당 적조생물 개체수가 7천~수만개씩 관측되면서 물밑 30㎝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탁도가 심하다.
포항시 환경위생과 김철호씨는 "적조생물이 무해성 클리토모나스(Crytomonas)이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아도 물고기 등 다른 생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포항해양수산청 황성수 계장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관광객 등 일반인들에게는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형산강 하구 적조확산에 대해 포항시 등 당국은 최근 들어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증가하고 수온이 20℃ 이하로 일정한 데다 일사량이 늘어나는 등 적조생물 번식에 알맞은 모든 조건들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영일만 바닷물이 형산강으로 역류한 뒤 20~25%의 염도를 유지하면서 고여 있는 듯한 현상을 보이는 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포항해양수산청측은 "예전에는 봄철에 길어야 2, 3일 정도 나타났다가 소멸되는 게 보통이었으나 지난 2000년 이후에는 보름에서 한달을 넘기는 것이 보통"이라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적조현상이 사실상 연중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형산강 하구에서 확산되는 적조는 무해성이라고는 하지만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시민들은 적조대가 식수로 사용하는 형산강 복류수 채취지점과 불과 1㎞ 이내의 거리를 두고 있어 식수원 오염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바닥을 준설하면 매년 되풀이되는 심한 적조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이어서 포항시민들은 매년 불안감 속에 봄철을 보내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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