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홉살 인생'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 중간에 선생님이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영화라지만 어린애를 무참히 짓밟는 가혹한 행위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마음도 편치 않았다.
요즈음 신문지상이나 TV를 통해 자주 보도되는 것 중 하나가 학교에서의 폭력이다.
교육을 통한 참다운 자기실현을 이루는 곳이 바로 우리들의 학교 현장이어야 하는데, 폭력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우리는 깊이 자문해봐야 한다.
인간의 공격성은 특정한 어느 집단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어 나온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의 공격성, 즉 폭력은 학습에 의해 습득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악순환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학생폭력은 성인들, 즉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어른들의 폭력에서 배운 것이다.
폭력은 반드시 폭력을 낳는다.
성인들의 폭력사회는 아이들의 교실에 그대로 투영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관찰을 통해서 배우기 때문이다.
특히 남이 하는 행동이 지니는 보상효과를 보고 그 행위를 스스로가 모방하거나 삼가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 있는 학생들은 부자유, 불신, 불안에 가득 차 있다.
자율과 개성이 존중되기보다는 공부 잘하고 순종적인 학생을 강요하는 억압된 교육은 열등감과 욕구불만을 한없이 증가시킨다.
겉으로는 통제에 복종하지만 돌아서서는 동료학생들을 괴롭히고 폭력을 낳게 하는 것은 바로 철저히 억압된 관리 교육 때문이다.
억압된 교육으로 인한 학생들의 폭력이 점점 증가되고 있는 현실에서 무엇보다도 개성을 존중하고 자주적이며 자율적인 정신을 갖는 인간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학생들의 개성 존중과 자주, 자율적인 정신을 도외시한 출세 지향적인 수험지상주의 교육은 괴롭힘과 폭력을 멈추게 할 수 없다.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한 교실폭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임종필(천주교 대구대교구 성소담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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