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모구청 6급 공무원 장모(50)씨는 요즘 새로 고등학교 3년생이 된 기분이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5급 사무관 승진시험이 바로 코앞인 다음달 6일로 다가와 밤잠을 설치기 때문.
장씨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부담이 크다"며 "제대로 준비하긴 어렵겠지만 고3인 아들과 함께 하루 3시간씩 자며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5급 승진시험이 올해부터 부활하면서 관가에 공부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하반기 시험에 앞서 다음달 상반기 승진시험을 치르게 된 대구 동구.남구 및 부산 남구 등 6개 자치단체에는 벌써부터 시험열풍이 불고 있다.
대구시 공무원교육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5급 승진과정 교육훈련도 밤 늦도록 책과 씨름하는 공무원들의 면학열기로 뜨겁다.
지난 3일 개강, 7월말까지 이어지는 이 교육에는 85명이 신청해 주 4회 밤 10시30분까지 강의를 듣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한 구청의 권모(46)씨는 "드러내놓고 공부를 하진않지만 시험준비 공무원들은 회식도 꺼리는 분위기"라며 "안하던 공부를 하느라 흰머리가 며칠새 더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100% 심사로 승진해오다 다시 시험을 치르게 된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방5급의 경우 지난 1995년 심사승진 제도가 도입된 뒤 98년부터 자치단체가 심사와 시험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나 행정자치부가 지난해부터 지방직 5급에 대해서는 승진대상자 중 50%를 시험 임용하도록 제도를 바꾼 탓이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모임을 갖고 허성관 행자부 장관에게 공무원승진 차별제도 폐지에 대해 답변해 줄 것을 요구하고 허 장관이 답변을 않거나 불성실하게 할 경우 7일 광주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퇴진운동을 결의하기로 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지방직만 5급 승진시험을 치르도록 한 것은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 및 지방자치제도에 위배된다며 지난 2월 행자부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