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형제의 잘못된 운명

"아무리 쌍둥이라도 그렇지, 나쁜 짓까지 같이 하면 되나".

전국을 무대로 노래방에서 강도짓을 일삼은 혐의로 11일 구속된 20대 떼강도 4명을 조사하던 달서경찰서 형사들은 이들의 엇나간 인생행로에 혀를 내둘렀다.

이날 구속된 백모(21.경남 사천시)씨 형제는 김모(20.경남 마산시)씨 등과 함께 지난달 20일 오후6시30분쯤 달서구 두류2동 모 노래방에 들어가 업주 노모(여.49)씨를 흉기로 위협, 손발을 묶은 뒤 현금 30만원과 신용카드 2매를 뺏어 달아나는 등 울산.포항.광주 등 전국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미성년자이던 지난 1999년 8월 폭력행위, 10월 특수절도.주거침입, 2001년 3월 장물취득.특수절도 혐의로 함께 소년보호사건으로 전력(?)을 쌓았고 이번에는 함께 구속되는 운명을 맞은 것. 이들 형제의 전과를 합치면 무려 11범에 이른다고 조사경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형제는 어릴때부터 함께 집을 나와 범죄의 길에 들어선 탓에 항상 함께 붙어다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구속될 때도 여관방에 함께 투숙해있다 검거됐다"며 잘못된 형제의 운명을 안타까워 했다.

한편 이들은 전남 광양시 등에 셋방을 얻어놓고 합숙을 하며 범행을 사전 모의한뒤 범행 때는 각자 역할을 미리 나누는 등 치밀한 범죄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 또 한번 경찰을 놀라게 했다.

검문검색을 피하기 위해 고속도로만 이용하는가 하면 뺏은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때도 가발을 쓰고 지문이 나오지 않게 숫자를 누르는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왔다는 것.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그러나 형제의 용감함(?)도 결국 경찰의 추적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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