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에서도 한국 드라마 '열광팬' 생긴다

한국 드라마가 일본, 중국, 태국 등 수 억명의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파고 들어간데 이어 이제는 멀리 태평양 건너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연속극에 울고 웃는 팬이 형성되고 있다.

재미 교포가 많이 모여 사는 시카고와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워싱턴, 뉴욕 등지의 방송국은 영어 자막을 단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는데, 이 방송에 비단 교포 뿐만 아니라 미국인 시청자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

미국 시청자들은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접하게 됐으며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노란 손수건'같은 흥미진진한 홈드라마, '왕건'과 '대장금' 같은 사극에 빠져든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에 있는 한 교회의 재무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J.P. 파울루스는 지난 95년 조선시대 궁중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음모를 다룬 '장녹수'의 매력에 끌린 후 이제 한국 드라마의 재미를 열심히 선전하고 다닌다.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인인 그는 자라면서 아시아 문화를 접해본 적이 전혀 없으나 한국 드라마에 매료된 후 현재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몰이 끝에 막을 내린 '대장금'이 그의 시선을 붙들어 놓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재 무용단의 매니저이자 법률 고문인 베치 맥크리어리의 경우 고려 시대의 우아한 복식이 등장하는 역사드라마 '왕건'에 시선을 빼앗겨 한국 드라마에 빠져들었다.

시카고에 사는 보 브라운은 케이블 채널에서 한국 드라마를 처음 접했을 땐 배우가 사용하는 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모르고 봤으나 이제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강렬한 정서에 이끌려 미국 연속극보다 오히려 더 좋아하게됐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WOCH-TV의 고위 관계자는 1년 전 한글에 익숙치 못한 교포 2세들을 위해 자막을 넣은 한국 드라마를 방영한 후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시청자들에게 시청 소감을 담은 e-메일을 보내달라고 부탁한 후 깜짝 놀랐던 일화를 소개했다.

재미 교포만 답신을 보내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무려 500통의 e-메일이 본토 미국인으로부터 온 것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이 방송국에서 영어 자막을 넣어 방영하는 일일 연속극 '노란 손수건'의 하루분이 나간 뒤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이 1천700여건에 이르는 등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시카고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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