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군민 축구사랑 '일냈다'

영덕 축구가 경북도민체전에서 11년 연속 종합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주 경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2회 경북도민체전 축구부 결승에서 영덕 일반부와 고등부 팀이 나란히 우승한 것.

경북도민체전 개최 42년동안 특정 시.군이 한 종목에서 이같이 연속 우승한 것은 유례없는 일로 꼽힌다.

영덕군이 93년부터 줄곧 축구 종합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이면에는 거의 광적이라 할 수 있는 영덕군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이 한 몫한다.

실제로 축구 결승전이 열린 이날 경주종합운동장에는 영덕군민 500여명이 나와 응원전을 펼쳐 경북도 체육회는 물론 다른 시.군 체육인들로부터 '정말 대단하다'는 시샘 반 부러움 반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독 영덕사람들이 이처럼 축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지에서 영덕으로 이사와 살고 있는 사람들의 궁금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성화(50) 영덕축구협회장은 "지역적으로 바닷가를 끼고 있어 기질 자체가 열정적인데, 이는 축구와 정서상 거의 맞아 떨어진다"며 "농어촌이라서 별다른 놀이가 없다보니 어릴 적부터 축구를 가까이 하게 된 것도 주요한 원인일 것"이라고 했다.

영덕인들의 축구사랑은 열악한 조건 아래서도 영덕.강구초교를 비롯해 강구중, 영덕종고 등 4개 축구부 운영에서 더욱 확인된다.

또 주머니 사정이 빠뜻하지만 축구후원회에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태는 방법으로 영덕 축구 맥잇기에 군민들이 이심전심으로 가담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모 학교의 교장이 새로 부임해 온 뒤 재정상태가 열악하다며 축구부를 폐지하려 했다가 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없던 일로 하는 등 축구를 둘러싼 일화도 많다.

주운창 영덕군청 사회복지과 직원은 "영덕군민들의 축구 열기는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영덕군도 축구전용 트레이닝센터 유치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6월6일부터 영해에서는 '제1회 신태용(영덕 출신.성남 일화소속)배 생활체육 축구대회'가 7월11일까지 리그전으로 열려 축구 열기를 더욱 확산시킬 전망이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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