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KT.KTF.LGT "대구 통신골목을 장악하라"

"통신골목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라".

오는 7월 KTF 고객들이 SKT로 번호 변경없이 옮겨갈 수 있는 역(逆) 번호이동성제 시행을 앞두고 대구 통신골목(중앙파출소~동아양봉원 골목)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올해 1월 도입된 번호이동성제도는 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고객들만 KTF나 LGT로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들간의 시장 지배력의 차이를 인정해 SKT, KTF, LGT 순서대로 6개월씩 번호이동성 시차제를 시행한 탓이다.

SKT가 손발이 묶여 있는 사이 KTF의 저돌적 공격이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KTF는 번호이동성 시행에 맞춰 인테나폰(안테나 내장형 모델)을 개발하고, 64화음에 카메라까지 달린 최신형 단말기를 20만원대에 출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또 '무제한 정액' '무제한 커플' '문자 무제한' '무제한 패밀리' 등 무제한 요금 시리즈를 개발, '같은 품질에 요금은 저렴하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대구경북에서만 매달 6만명 이상의 신규고객(번호이동 포함)을 확보했다.

물론 전략적 거점은 대구 통신골목. SKT 12개, KTF 8개, LGT 3개 등 23개 대리점과 판매점을 포함해 71개의 휴대전화 점포가 있는 통신골목은 대구경북 전체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량의 10~15%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800여 대씩 연간 29만대의 휴대전화가 이 통신골목에서 새로운 주인을 맞는다.

KTF대구마케팅본부 여호동 대리는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휴대전화를 사러 통신골목에 들를 만큼 유명하다"며 "1999년 이 골목에는 3, 4개의 휴대전화 점포뿐이었으나, 2000년 이후 점포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역(逆) 번호이동이 가능한 7월을 앞둔 SKT의 반격 준비도 만만찮다.

개인용 PDA폰에 적용하지 않고 있는 보조금을 7월부터 도입하고, PDA에 10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와 MP3 기능을 결합한 고성능 PDA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이동전화 기능에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와 PDA, 각종 데이터 서비스를 결합한 동영상 휴대전화도 출시할 예정이다.

위성DMB 활성화를 위해 최대 40%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SKT대구마케팅본부의 대구경북 전략거점 역시 통신골목이다.

통신골목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의 30% 이상이 신형 휴대전화 모델을 구경하거나 모바일 패션 흐름을 살피는 젊은층일 만큼 전체 휴대전화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바일 메카인 때문이다.

SKT대구마케팅본부 이병묵 과장은 "한 때 전체 지역 단말기 판매량의 20%에 육박했던 통신골목은 단말기 보조금의 엄격한 규제와 네트워크 판매, 특판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의 도입으로 2002년부터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이 집중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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