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문화.문화인-봉화에 미니미술관 여는 서양화가 류준화씨

"농촌이라고 해서 전통문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적인 만족감을 어느 정도라도 충족시켜 줄 수 있다면 농촌은 아이들이나 젊은 여성들에게도 살 만한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는 6월 일 경북지역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봉화군 명호면 풍호리 비나리라는 산골마을에서 작은 미술관을 개관하는 서양화가 류준화(40.홈페이지=www.greengochu.com)씨는 '여성들이 살고싶은 농촌마을'을 꿈꾼다.

40여평의 전시공간을 갖춘 '비나리 미술관'도 지난 2003년 이 마을이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류씨가 농촌문화학교의 하나로 계획한 마을 복합문화공간이다.

'농촌과 농촌여성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주로 전시할 계획이다.

류씨는 "사실 농촌지역 여성들에게 노동 이외에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전무하다"며 "이 작은 미술관이 농촌여성들이 살고싶은 마을 만들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미술관 개관과 함께 여성주의 미술집단으로 알려진 '입김'(곽은숙, 김명진, 류준화, 우신희, 윤희수, 정정엽, 제미란, 하인선) 멤버들이 '유쾌한 파종전'을 3개월동안 연다

이번 유쾌한 파종전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다른 기획전들과 차별화된다.

마을주민들이 입김멤버들에게 마을을 위한 전시를 의뢰했고 참여 작가들도 전적으로 비나리마을을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마을 이미지나 캐릭터 등을 작가가 제작해 제안하거나 돌에다 야광페인팅으로 이미지를 그려 밤하늘의 별자리를 땅위에 수를 놓는 등 참여작가들이 마을전체를 조사하며 전시회를 위한 공동논의를 거쳤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류준화씨는 "소박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전시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기념으로 국악공연, 이 지역 어린이 합창 등 공연도 펼친다.

류씨는 "앞으로 안동.영주권 작가들의 초대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농촌여성들의 자아찾기 문화캠프도 열 것"이라며 "인근의 어린이들을 위해 토요일 문화유적 답사를 떠나는 스케치여행도 정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연말 '마을지도 그림전'(명호초등학교 아이들), 2005년 2월~4월 '청량산풍경전'(지역작가전), 2005년 8월 '고추그림전'(김인순 외), 잡곡전, 사과그림전 등 내년까지의 전시회 일정도 다 짜여 있다.

전시작품도 주로 농촌. 농촌여성과 관련있는 작품들로 채울 계획이다.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는 미술을 고민해왔다"는 류씨는 "미술관이 지역민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에게도 열린 공간, 소통의 공간, 삶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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