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라 기뻐 찬양하라 마음 문 다 열어라...".
20일 오후 8시 대구 서문교회 찬양실에는 고운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다른 단원과의 화음에 더욱 신경쓰는 등 진지한 표정들이었다.
오늘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부부의 날'. 부부의 노래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령사가 있어 화제다.
바로 '대구 사랑의 부부합창단'이다.
최근 민간차원의 기념일 제정 청원이 국회 본회의를 거쳐 정부로 이송돼 국가기념일 제정 의견을 수렴중에 있어 그 의미가 더 새롭다.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박정현(59) 단장은 "아내와 다툰 일이 있어도 이곳에 와서 한바탕 즐겁게 노래부르고 나면 싸운 기억이 싹 가신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부인 전미낭(56)씨도 "저는 원래 음악에 취미가 없었는데 남편과 같이 노래하다보니 서로를 잘 이해하게 됐다"며 맞장구쳤다.
또 김주석(47) 총무는"합창의 생명은 화음인데 이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 부부사이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단원이 된 김경섭(47)씨는 "가정이 무너져가는 요즘 세태에 부부가 같이 노래부르다보니 가정이 화목해지고 스트레스도 확 풀린다"고 거들었다.
지휘를 맡고 있는 김희윤(49.대구시립오페라단 감독)씨는 "매년 연말 정기연주회뿐 아니라 소년소녀가장돕기 자선음악회, 군부대.장애인단체 위문공연 등 지금까지 전국각지에서 벌인 순회공연만도 100회가 넘는다"며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지역색 타파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합창단은 사회봉사활동 또한 남달라 장애시설에 휠체어기증, 군부대 위문품 전달 등 훈훈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전국으로 확산돼 있는 '사랑의 부부합창단' 모태는 대구. 1987년 당시 경북대 예술대 권순호 교수(현재 숙명여대 재직)가 합창단을 만든 것을 계기로 지금은 서울.부산.대전.울릉 등 전국에서 12개 합창단이 활동하고 있다.
25쌍의 창립멤버로 출발한 '대구 사랑의 부부합창단'은 현재 37쌍으로 늘어났다.
연령은 20대에서 70대까지, 직업도 교사.교수.의사.경찰.개인사업 등 다양하다.
매주 김천, 천안 등 원근 각지로부터 회원들이 연습에 참여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70대 초반인 김헌규.강대영 부부, 엄세현.김주미 부부는 한번도 연습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
합창단원 중 음악전공자는 3명뿐. 기독교인 부부여야 회원가입이 되는 이 합창단에는 피아노 반주자인 박지은(29)씨가 유일한 싱글이다.
이혼, 별거 등으로 많은 가정들이 흔들리는 지금, '대구 사랑의 부부 합창단'의 메아리가 새삼스럽게 들리는 것은 왜일까.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