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학전쟁...학생들이 '최대 피해자'

"등.하교길이 두려워요".

버스파업 사태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통학 전쟁을 치르고 있다. 버스운행 간격이 늘어난 것은 물론 만차로 버스가 와도 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등.하교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늘어난 때문.

28일 오후3시30분을 넘어서자 대구 동구청 인근 아양중학교와 신암중학교 학생들이 쏟아지면서 인근 버스 정류장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등교길에는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조를 짜 택시를 탔던 학생들이 하교길에는 마냥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린지 20분이 넘었다는 이지은(16.대구 신암동)양은 "10분만 더 기다려 보다 버스가 오지 않으면 친구들과 돈을 모아 택시를 탈 것"이라며 "일주일에 1만원인 용돈으로 택시를 타는 것은 무리지만 날씨가 후덥지근해 걷기도 힘들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더구나 중.고교생들의 등교시간이 대부분 오전8시부터 8시30분 사이에 집중된 탓에 한꺼번에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몰리면서 지각생들도 속출해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컸다.

공면지(16.대구 효목동)양은 "파업 첫날 1시간30분동안 버스를 기다리다 학교에 지각했고 오늘도 10분 지각,결국 벌청소를 했다"며 "버스는 오지 않는데 선생님들은 여전히 지각생들에 대해 봐주는 법이 없다"고 했다.

대학생들도 통학전쟁을 치르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학교는 셔틀버스를 추가 투입하는 등 조치를 취했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대구-경산간은 파업이전 하루 1천800여회에 이르던 버스운행이 600여회로 크게 줄어들면서 대구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 등 경산지역 대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대 우문정(23.대구 산격동)씨는 "버스파업 뒤 학교 셔틀버스를 타기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버스 도착시간 1시간전부터 줄서 있는 학생들이 150여명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으며 영남대 김지은(22.여)씨는 "2시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수업을 놓친 친구들도 많으며 학생들간 카풀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교통난이 계속되자 대구가톨릭대는 지하철 안심역~하양간 셔틀버스를 25대에서 30대로 증편 운영하고 있고 영남대는 반야월~영남대간 셔틀버스를 하루 15회에서 26회로 늘렸으며, 대구대도 지하철 안심역~대구대간 등하교 버스를 17회 더 늘려 운영중이나 불편은 줄지 않고 있다.

한편 이같은 학생 등하교 전쟁은 31일부터는 나아질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이 다음주부터 파업 종료시까지 대구시내 115개 중학교 11만6천여명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등교시간을 오전10시로 1시간30분 늦추도록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통학거리가 비교적 짧은데다 도보통학생이 많아 파업의 여파가 크지 않은것으로 조사됐지만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중학생 등.하교 시간을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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