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보가 미덕" 기업들 'IR' 적극적

대구은행 이화언 수석부행장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의 뉴욕과 보스턴, 영국의 런던을 오가는 출장을 다녀왔다.

그는 대구은행의 기업설명회(IR:Investor Relation)를 위해 4일간 30여개 투자업체와 기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뉴욕과 보스턴에서는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들을 찾아다니는 '로드쇼(roadshow)'형태의 기업설명회를 가졌고 런던에서는 시티그룹의 글로벌마켓증권이 주최한 '한국 기업의 날'에 참여, 찾아오는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업을 알리는 '컨퍼런스(Conference)'형태의 설명회를 가졌다.

해외 투자가들은 원자재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관련, 부실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해왔으나 'IR 전문가'로 통하는 이 부행장은 대구은행이 리스크 관리팀을 두고 산업별 포트폴리오를 구성, 업체별 여신 한도를 설정해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점을 적극 설명함으로써 투자가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부행장은 또 지역 영업망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저원가성 예금이 풍부해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며 기업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판로망 등 기업의 비재무적인 정보량도 풍부, 내실과 성장을 동시에 다질 수 있는 점을 알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인지 이 무렵 주가가 폭락하던 국내 증시에서 대구은행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대상이 되어 폭락하지 않았다.

대구은행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나 성장 가능성이 높아 런던 투자 설명회에 초대된 국내 6개 기업 중 하나였다.

IR은 기업의 경영내용과 미래 전망에 대해 포괄적인 정보를 투명하게 투자가들에게 제공,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활동. 대구은행처럼 대구.경북지역 상장법인들이 IR 전담 팀을 두거나 전담 직원을 두면서 국내외 IR에 나서고 있다.

지역 상장법인들은 2001년과 2002년을 전후해 본격적인 IR에 나섰으며 지난해에는 삼익LMS, 포스코(POSCO), 대구은행, 평화산업, 제일모직이 국내외 IR을 가졌다, 올 들어서도 대구백화점이 지난 2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IR을 가졌고 포스코, 대구은행, 삼립산업, 평화산업 등이 국내외 IR을 실시했다.

공식적 IR을 열지 않더라도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회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회사 담당자들이 국내외 투자가들을 방문, 기업 상황을 주기적으로 알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화언 부행장은 "2000년만 해도 대구은행의 주가는 1천원대, 외국인 지분은 0.7%대였으나 IR의 성과가 거듭 되면서 현재 주가는 6천700원대, 외국인 지분은 50%를 넘어섰다"며 "기업을 제대로 알리고 주주가치 경영을 위해 IR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IR에 나서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하는 등 일부 업체의 CEO는 중요성을 간과한다는 지적도 있으며 투자자들이 기업 투명성과 CEO의 경영 비전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볼 때 개선해야 할 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구백화점 김성일 재무팀장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경쟁업체의 출현에 따라 우리 상황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기업 여건이 좋지 않았으나 이럴수록 적극적으로 IR에 나서 기업의 가치를 알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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